선재경과 실제 김지우는 얼마나 비슷할까. 외모에서 풍기는 도시적인 이미지는 선재경과 비슷하다. 그러나 성격이나 이성관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있다. 실제로 김지우는 동네사람들과도 쉽게 말을 붙이는 살가운 성격. 인터뷰가 진행된 한 시간 남짓 동안 김지우는 쿨하기 보단 수더분한 성격 그대로 이성관과 결혼관, 연기에 대한 열정 등을 꾸밈없이 이야기 했다.
-5년 만에 드라마 출연을 했다. 뮤지컬과 함께 드라마를 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둘 다 잘할 자신이 없어서 뮤지컬에만 전념했다. 소속사가 정해지지 않는 상태에서 뮤지컬을 했고 연습실과 집을 오가면서 정말 자유로운 영혼으로 지냈다. 일에 얽매이지 않았기 때문에 ‘이 다음에 무슨 작품을 하지?’란 불안감이 없었다.”
-그간 뮤지컬 ‘닥터 지바고’, ‘렌트’, ‘금발이 너무해’ 등 굵직한 작품에 출연했다. 새로운 분야였는데 텃세는 없었나?
“배우들 간의 텃세는 없지만 관객들의 텃세는 있었다. 뮤지컬 배우로 불리는 데 오래 걸렸다. 처음 공연할 때는 ‘그냥 꼴뵈기 싫다’, ‘인상 드세보인다’, ‘집중 안된다’ 는 말을 들었다. 그런 과정들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렌트’에서는 뮤지컬 톱스타 윤공주와 더블캐스팅 됐는데?
“시험에 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성당에 다니면서 기도를 열심히 했다. 윤공주는 타고난 재능에 소문난 연습벌레다. 워낙 잘하니까 더블 캐스팅 된 것만으로도 엄청난 영광이었다. 자격지심을 느낄 때도 있었지만 부끄럽지 않을 만큼 열심히 연습했다. 나중에는 뮤지컬 팬들이 어느정도 인정을 해줘서 뿌듯함을 느꼈다.”
-복귀작으로 ‘로맨스가 필요해 2012’를 선택한 이유는?
“‘로필’ 시즌1을 정말 재밌게 봤고 ‘로필 2012’의 재경이라는 인물이 굉장히 탐이 났다. 솔직하고 당당한 재경의 모습이 정말 매력적이었고 열심히 오디션을 봤다.”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쿨하고 일에 있어서 완벽한 선재경의 모습 그대로이다. 선재경과 비교했을 때 자신의 진짜 성격은 어떤가.
“처음 본 사람들은 깍쟁이 같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허당에 가깝다. 물건을 잘 잃어버리고
잘 넘어진다. 연습실에서 ‘쿵’소리가 나면 사람들이 보지도 않고 ‘지우 또 넘어졌다’고 할 정도로 덜렁거리는 걸로 유명하다.”
-이미지와 실제 성격이 좀 상충된다. 현실적인 조건에 맞춰서 결혼을 하고 바람 피우는 남편을 보고 맞바람을 피우는 선재경처럼 연애에 있어서 자유분방하진 않은가?
“조건보다는 사랑을 택하는 쪽이다. 친구들이 바보라고 할 정도로 내가 좋으면 그만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설령 돈을 잘 벌지 못해도 내가 벌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럼 좋아하는 이성 스타일은?
“첫눈에 반하진 아니고 대화를 나누면서 매력을 느끼는 스타일이다. 누군가를 만날 때는 대화를 많이 나눠본다. 허세를 부리거나 자신감이 없는 이성은 싫다.”
-자주 보면서 매력을 느낀다면 함께 일하는 남자 연예인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다.
“남자 연예인들에게 인기 없다. 친하게 지내는 뮤지컬 배우들은 나를 남동생을 생각한다. 나를 잘 모르는 분들은 내가 바로 ‘됐거든요?’라고 할 것처럼 차가워 보이는지 대시를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런 성격과 달리 차갑고 도도한 이미지가 강하다. 이미지에 대한 오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변신을 하기 위해서 노력한 적 있는가?
“내가 아무리 노력을 하더라도 ‘척’이라고 생각할 것 같다. 한번은 신발 사이즈를 묻는 질문에 아무 생각 없이 240mm가 아니라 37(유럽치수)이라고 대답했는데 그걸로도 욕을 먹었다. 일일이 해명을 하기 보다는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오해는 풀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서른이다. 나이가 나이인만큼 일만큼이나 결혼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할 텐데?
“예전에는 어머니가 ‘결혼하지 않아도 돼’라고 했지만 요즘에는 부쩍 결혼 얘기를 하시더라. 결혼에 대해서 생각은 있지만 아직 남자친구가 없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진 않았다.”
-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고 싶다. 공포영화도 하고 싶고 평소 저처럼 수더분하고 부드러운 역할도 하고 싶다. 뮤지컬도 놓지 않을 생각이지만 일단 드라마나 영화를 할 생각이다. 뮤지컬을 하면서 부족한 점을 더 잘 알게 됐고 연기에 대한 욕심도 더 커졌다. 당분간은 열심히 뛰고 싶다."
사진제공=온에어 엔터테인먼트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강경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