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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신병 7천명, 한여름에 종일 전투화만…왜?

"운동화 없다" 전투화만…신병 7천여명 생고생

<앵커>

덥고 습한 여름철에 군대 간 아들이 두꺼운 전투화만 신고 생활한다면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지금 군대에선 육군 신병 7000여 명이 필수 보급품인 운동화 없이 전투화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조기호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에 있는 한 신병 교육대대입니다.

일과를 마친 훈련병들이 저녁을 먹으려고 줄 서 있습니다.

그런데 복장이 어딘가 좀 어색합니다.

운동복 차림인데 하나같이 전투화를 신었습니다.

일반 선임병들은 모두 운동화로 갈아 신었는데 유독 훈련병들만 두껍고 무거운 전투화를 계속 착용하고 있습니다.

[A사단 신병 교육대대 관계자 : 운동화가 지금 현재 수량이 조금 부족합니다. 요즘 군대는 모든 보급품을 306보충대에서 받아오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306보충대에서 현재 지급하지 않고 보내서….]

인근 4개 사단 훈련소의 사정도 다르지 않습니다.

[B사단 신병 교육대대 관계자 : 306보충대에서 물자가 없어서 (운동화가)못 나간 겁니다. 저희도 물자가 없어서… 당연히 저희는 물자가 없어요.]

습하고 무더운 요즘 눅눅한 전투화를 온 종일 신고 다니는 게 건강에 좋을 리 없습니다.

[안동염/정형외과 전문의 : 전투화가 상당히 딱딱하고 통풍이 안 되기 때문에 항상 습한 상태를 유지합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다 보니까 면역 억제된 사람들이 봉와직염 같은 병에 많이 걸립니다.]

운동화를 받지 못한 육군 훈련병은 7400여 명.

5월 말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입대한 신병들입니다.

[논산 훈련소 관계자 : 훈련을 받지 않을 때에는 (입소할 때) 갖고 온 운동화 있잖아요, 그걸 신고 다녀요. (구두 신고 온 사람들은 어떻게 해요?) 그런 사람들 위주로 운동화를 먼저 지급하죠.]

국방부는 그 기간에 운동화 살 돈이 부족했다고 해명합니다.

[전병규/육군 공보운영 과장 : 운동화 구입 단가가 예산보다 5300원이 비쌉니다. 이에 따라 일부 치수의 재고량이 부족했습니다. 육군은 운동화를 지급받지 못한 일부 신병들에게 7월 말까지 보급 완료하겠습니다.]

훈련병이 신는 이 운동화 한 켤레 값은 1만 6000원입니다.

못 받은 훈련병들에게 다 지급하면 1억 원 정도가 듭니다.

올해 군 예산은 33조 원이나 됩니다.

더구나 장병 복지예산은 지난해보다 900억 원이나 더 받아냈습니다.

그런데도 신병들에게 제때 운동화를 지급할 예산이 없다고 두 손 놓고 있는 게 우리 군대의 모습입니다.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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