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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온 콜' 실효성 논란…대안은 없나?

<앵커>

응급실에서 제대로 된 진료를 받으려면 내과나 외과, 신경외과는 필수입니다. 어림잡아도 17명의 전문의가 야간에 대기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과연 병원이 가뜩이나 수익이 안 되는 응급실 진료를 위해 의사를 더 뽑으려 할까요? 또 병원 밖에 있는 전문의가 응급실 호출에 응해서 바로 달려온다고 하지만 생명이 경각에 달린 응급환자 치료가 제대로 될런지도 의문입니다.

이어서 조동찬 의학전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0월 복통으로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은 30대 여성은 맹장염 진단을 받았습니다.

[30대 여성 보호자 : 맹장염 같으면 선생님 여기서 봐줄 수 있느냐고 했더니 맹장염은 저희 병원에서 현재 토요일이어서 수술이 안 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병원에서 외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본 결과 수술할 필요없이 약물치료가 가능한 대장염에 불과했습니다.

응급실에서 전문의가 직접 진료를 한다면 이런 오진은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강화된 '온콜 제도'의 다음 달 시행을 앞두고 전문의를 추가 채용한 병원은 서울에서 단 한 곳에 불과합니다.

전문의 인력의 대폭 확충없이 야간 당직 전문의를 모든 진료과목으로 확대할 경우 낮 시간대 진료의 질은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김세혁/아주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 응급실 당직을 밤새 하고 나서 그 다음날 예정된 뇌종양 수술이 있다.
그걸 그 전날 당직을 섰다고 해서 뇌종양 환자를 미룰 수는 없는 거거든요.]

또 호출에 응하지 않을 경우 면허정지가 될 수 있는 만큼 동료의사 입장에서 병원밖에 있는 야간 당직 전문의를 선뜻 호출하기에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권용진/서울의대 의료정책과 교수 : 기존의 인력을 그대로 활용하고 비용도 전혀 바꾸지 않으면서 서비스만 올리려고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구현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봅니다.]

특히 호출을 받은 당직 전문의가 얼마나 빨리 와야 하는지 의무 규정이 없는 것도 문제입니다.

[조경애/무상의료정책포럼 대표 : 제 때에 와라 하는데 제때가 언제인지, 새벽 2시에 불렀는데 아침 6시에 와도 제때인가, 과태료 부과 대상이 아닌가 이런 의문이 듭니다.]

특히 지금까지 병원마다 관행적으로 운영해온 온 콜 제도가 제대로 시행됐는지 별다른 실태조사 없이 정부는 병원 밖 야간당직을 허용해 줬습니다.

다음 달 시행을 앞두고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한 온 콜 제도의 전면적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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