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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대한항공 수하물 요금 체계 변경

누구를 위한 개선인가요 관련 이미지 하루 평균 5만여 명이 출국하는 인천공항. 출국자 1명이 부치는 수하물은 평균 1.1개라고 하니까, 줄잡아 하루 5만 5천여 개의 수하물이 비행기로 보내지는 셈입니다. 짐 싸는 일, 설레는 만큼 귀찮은 일이죠. 저같이 배낭하나 메고 훌쩍 떠나는 사람이야 큰 상관없겠지만, 무거운 짐 갖고 나가시는 분들은 짐 부치는 비용도 만만찮을 겁니다.

이달 말일부터 대한항공의 국제선  수하물 체계가 바뀐다고 합니다. 일반석을 기준으로 현재는 개수에 상관없이 무게에 따라 수하물을 부쳤지만, 앞으로는 무게 제한이 3kg 늘어난 대신 무료로 부칠 수 있는 수하물은 한 개로 제한됩니다. 프레스티지석과 일등석은 무게를 기준으로 2배 이상 늘었습니다. 기존에 미주노선에 한하던 개수제를 전면적으로 시행하겠다는 겁니다.

무료 수하물 허용량 (미주 외 노선)                                                               (자료 : 대한항공)
  기존(무게제) 변경(개수제)
일등석(퍼스트클래스) 40kg 3개 (개당 32kg)
프레스티지석(비즈니스클래스) 30kg 2개 (개당 32kg)
일반석(이코노미클래스) 20kg 1개 (개당 23kg)

이렇게 수하물 체계를 바꾼 이유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다른 항공사 비행기로 경유하는 승객들이 늘면서, 무게 제한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기 위해 수하물 조정했다는 입장입니다. 불필요한 짐을 줄이는 효과를 얻으면서 ‘전체 고객’의 이익에 맞는 방향으로 간다는 겁니다. 오히려 ‘무게’로만 따지자면 예전보다 수하물 양은 늘어날 거란 전망도 내 놨습니다.

@ ‘전체고객’을 위한 개선?

하지만 취재를 하면서 몇 가지 납득이 안 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고유가 행진이 지속되면서 연료비를 줄이기 위해, 대한한공을 비롯한 항공사들은 기내 카트를 가벼운 소재로 바꾸고, 기내식 용기, 심지어 비치하는 책자 무게 크기까지 줄여가며 경제적 운항에 애를 쓰고 있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그런데 왜 수하물 양은 굳이 늘린 것인지, 정말로 손해를 보면서까지 고객 편의를 위한 것인지는 취재를 끝낸 지금도 의문입니다.

물론 실을 수 있는 무게가 실제로 늘었습니다. 일반석을 기준으로 3kg이 늘었지요. 하지만,  전체 크기가 158cm(세 모서리의 합)인 부피규정은 그대로입니다. 같은 부피의 가방에 무게만 더 늘어난 셈입니다. 때문에 ‘같은 크기 가방에 승객들이 알아서 능력껏 구겨 넣으라는 이야기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기대로 반입하는 수하물 개수는 여전히 1개라, 여러 짐을 분산해 수하물을 부쳤던 고객은 새로 가방을 사야하는 경우도 생기겠지요. 실제로 공항에서 만났던 시민들 중애에 많은 분들이 가방을 새로 사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셨습니다.

대한항공 측은 ‘전체고객’을 위한 제도 개선이라고 하지만, 그 혜택이 프레스티지석과 일등석에 혜택이 집중돼 있다는 겁니다. 물론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더 많은 혜택을 누리는 것은 당연한 논리이겠지만, ‘전체승객’의 혜택이 증진됐다고 표현하기엔 어려워 보입니다.

@ 핵심은 ‘부피’와 ‘무게’

분명 이 제도를 통해서 훨씬 돈을 절약하실 수 있는 분도 있습니다. ‘짐을 하나밖에 못 들고 간다’는 사실만 두고 본다면, 왠지 손해 보는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핵심은 부피와 무게에 있습니다. 부피가 작고, 무거운 짐이 많은 승객은 바뀐 제도가 유리합니다. 서울에서 제가 자주 여행하는 인도까지 짐을 부치는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한국 - 인도>
기존 제도 : 20kg + 7kg × 15,000 = 105,000원
바뀐 제도 : 23kg + 추가 23kg까지 = 100,000원


만약 추가 수하물이 7kg 이상이라면, 현행 제도가 유리하겠지요. 하지만, 짐의 부피가 커지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아무리 가벼운 짐이라도 하나라도 추가되면 무조건 7만 원에서 13만 원을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두 개 이상은 금액이 더 커져 최대 20만 원이 부과됩니다.

 초과수하물 요금                                                                                       (자료 : 대한항공)
 <변경 요금제>
  일반석 프레스티지석/일등석
아시아-유럽/중동/아프리카/대양주 간 여정 최초 1개 : 10만원
2개째 이상 : 15만원
20만원
(단, 브라질은 17만 5천원)
아시아 내 여정
(단, 한국-일본/중국/홍콩/대만/마카오/몽골  및 아시아-대양주 간 여정 제외)
최초 1개 : 10만원
2개째 이상 : 15만원
15만원
한국-일본/중국/홍콩/대만/마카오/몽골 간 여정 최초 1개 : 7만원
2개째 이상 : 10만원
10만원


 <기존 요금제>
  노선   기존
  일본/중국/홍콩/대만   7,000원 (kg당)        
  동남아/서남아   15,000원 (kg당)
  구주/대양주   20,000원 (kg당)


@ 여행업계 울상…한류에 찬물 끼얹는 것 아니냐는 우려

이번 수하물 기준 변경으로 내국인들의 해외여행 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들의 쇼핑을 위축 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일본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여행사와 쇼핑센터는 울상입니다. 쇼핑센터와 연계해 저렴한 여행상품을 내놓은 군소 여행사들의 경우 쇼핑이 주 수입원이기 때문입니다. 쇼핑 물품 역시 주로 김, 과자, 화장품 등을 부피가 크고 무게가 가벼운 제품이 대부분인데다, 주로  대량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화물 비용으로 몇 만원의 비용을 추가하면서 쇼핑을 하겠냐는 겁니다. 중국과 일본인 관광객들의 상당수가 대한항공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면세점, 기념품점, 전통시장 등 관련 업종 전체에도 여파를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국일반여행업협회 등이 탄원서를 발송하는 등 여행업계의 대응도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승객들을 위한 진정한 배려인지, 항공료 인상대신 유류세 등 부가세를 올렸던 것과 같은 꼼수인지, 새 제도가 시행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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