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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들 술 마시며 도박판…조계종 간부 일괄 사표

<앵커>

유명사찰 주지와 조계종 고위직을 포함한 승려들이 호텔방에서 술을 마시며 거액의 판돈이 걸린 도박판을 벌이는 모습이 몰래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검찰에 고발장이 들어가고, 파문이 확산되자 조계종 간부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문준모 기자입니다.



<기자>

전남 장성의 한 호텔방.

승려들이 빙 둘러앉아 도박판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 승려는 카드를 섞고 있고 옆에서는 담배를 피우는 승려도 보입니다.

도박판이 벌어지는 가운데 맥주를 서로 나눠마십니다.

지난달 말 전남 장성의 한 호텔 방에서 찍힌 13시간 분량의 몰래 카메라 영상입니다.

한 승려가 이 영상과 함께 "승려 8명이 지난달 말 억대 도박판을 벌였다"는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습니다.

[성 호/고발인 : 신도들이 시주한 돈을 도둑질을 한거죠. 지 돈처럼 갖다가 술 처먹고 담배 피고….]

조계종 승려들의 도박판은 지난 4월 23일 저녁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이어졌고 오간 판돈을 합치면 억대에 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사람들은 업이 수행이 아니라 도박이 업이에요. 늘상 그렇게 합니다, 늘상.]

도박판을 벌인 승려들은 서울 유명 사찰의 주지를 비롯해 조계종 고위직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명 사찰의 주지는 지난 5일 새벽 사퇴서를 내고 절을 나갔습니다.

파문이 확산되자 조계종 총무원의 간부 승려 6명은 이 사건에 책임을 지고 오늘(10일) 일괄 사퇴했습니다.

진상조사에 착수한 조계종 호법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도박판이 벌어진 사실을 확인했지만 억대 판돈 액수는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조계종은 진상조사가 끝난 뒤 자정 계획을 포함한 공식 입장을 다음 주쯤 내놓을 방침입니다.

신도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정웅기/불교시민네트워크 운영위원장 : 불자라면 누구나 참단함 심정이었을 겁니다. 부처님 오신 뜻대로 우리가 살지 못했다, 스님들도 살지 못했다….]

고발장을 접수한 서울중앙지검은 조계종 총무원 관할서인 서울 종로경찰서로 사건을 이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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