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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집 앞 녹지라더니…창 밖으로 보인 건

눈앞에 녹지라더니…기막힌 '묘지 아파트' <앵커>

시원한 녹지가 눈 앞에 펼쳐진다는 광고만 믿고 새 아파트 사서 입주했는데, 정작 창 너머 보인 건 온통 묘지였습니다.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동네 주민들이 이 단지를 '묘지 아파트'라고 부릅니다.

박세용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 검단신도시의 한 아파트.

최근 입주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54살 김 모 씨는 거실에서 녹지가 보인다는 광고를 보고 대출까지 받아 계약했습니다.

[김 모 씨/아파트 입주민 : 설명하시는 분이 야생단지가 보이고 푸른 초원이 보인다. 그래서 저는 진짜 그걸 매일 꿈을 꿨어요.]

그런데 이사 와서 거실을 내다봤더니 녹지는 없고 온통 묘지뿐입니다.

묘지 수십 여기가 야산을 빽빽하게 뒤덮고 있습니다.

최근에 조성된 흙무덤도 있습니다.

안방에서도, 아이들 공부방에서도 한눈에 들어옵니다.

과거 위성사진을 봤더니, 아파트 분양 전에 이미 묘지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침에) 일어날 때는 묘지 보고 인사해요. 아, 기가 막혀. 아니 뭐 이런 일이 다 있나. 제가 이 문중을 지키는 것 같아요.]

주민들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일 때 이곳에 와서 직접 확인해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둘레에 높은 펜스가 설치돼 있었기 때문에 이곳이 묘지인지 직접 확인할 수가 없었습니다.

실제로 공사 당시 사진을 보면 2층 건물 높이의 펜스가 묘지를 전부 가리고 있습니다.

묘지를 마주 보고 있는 집은 모두 117가구.

아파트 동 사이로 묘지가 보이는 집도 수두룩합니다.

실제로 지역에서 이 아파트는 '묘지 아파트'로 불립니다.

분양가보다 수천만 원 떨어진 급매물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공인중개사 : 한 건도 못했어요 저희는. (매매는 아예 한 건도 없어요?) 네.]

건설사는 계약서에 묘지 부분을 명시했다면서 문제될 것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계약서를 들여다 봤습니다.

깨알 같은 글씨로 단지 서쪽 일부에 종묘가 있다고 적혀 있기는 있습니다.

[조 모 씨/주민 : 계약서 들여다보고 한참 찾았죠. (묘지 조항이) 몇 번이라고 해도, 글씨가 워낙 작다 보니까.]

이 건설사는 2007년에도 인천의 다른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계약자에게 불리한 정보를 1mm 크기로 적었다가,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조치를 받은 바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임우식,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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