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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친 어미 곁 지킨 흑두루미의 효심…'뭉클'

<앵커>

겨울 철새이자 멸종위기종인 흑두루미 한 마리가 크게 다쳐 무리에서 뒤처지게 됐는데 새끼가 함께 남아 어미 곁을 지켜주는 모습이 발견됐습니다.

조재근 기자입니다.



<기자>

논 한가운데 흑두루미 두 마리가 먹이를 찾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한 마리는 왼쪽 다리를 심하게 다쳐서 거동이 불편한 상태입니다.

겨울을 지내고 북쪽 고향으로 향하던 흑두루미들이 잠시 쉬려고 이곳에 온 것은 보름 전.

모두 9마리였지만 7마리는 떠났고 지금은 두 마리만 남아 있습니다.

부상을 당한 흑두루미를 그냥 두고 갈 수 없어 다른 한 마리가 함께 남은 것으로 보입니다.

조류 전문가들은 어미와 새끼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기섭/한국물새네트워크 대표 : 지금 시기는 새끼가 떨어지는 경우가 보통인데요, 옆에 바짝 붙어 있는 걸 보면 아마도 어미의 상태가 안 좋고 새끼가 어미 곁에서 도와주려고 붙어 다니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추측…]

다치지 않은 흑두루미는 부상당한 흑두루미 곁을 한시도 떠나지 않습니다.

[심헌섭/강릉시민환경센터 사무국장 : 일어나라고 부추기거나 아니면 먹이를 찾아주거나 아니면 주위에 경계를 해주거나 이러는 걸 봐서는 사람 못지않게 관계가 서로 다정하지 않나…]

본격적인 농사철이 시작되면 흑두루미들도 다른 곳으로 옮겨가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 고향으로 돌아갈 만큼 기력을 회복하지 못한데다 사람들의 접근을 극도로 꺼리기 때문에 구조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허  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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