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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가 완급조절을 하지 않은 이유는?

한화 박찬호가 18일 청주 LG전에서 잘 던지고도 패전투수가 됐다. 6.1이닝 5안타 6삼진 3실점의 퀄리티스타트였다. 6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7회 정성훈에게 2점 홈런 한 방에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 날 경기를 통해 박찬호의 구위가 국내 무대에서 충분히 통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증명됐다. 마음만 먹으면 140km중후반대의 강속구를 뿌릴 수 있고, 다양한 변화구와 스트라이크 존을 넓게 쓰는 좌우 코너워크도 돋보였다. 과거 좌타자에 약하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좌타자 몸쪽을 파고드는 투심과 커터의 위력은 좌타자들을 방망이를 얼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 날 경기는 박찬호의 한계도 명확하게 보여줬다. 바로 투구수 80개였다. 6회까지 박찬호는 흠 잡을데 없는 투구 내용과 구위를 보였지만 80개가 넘어간 7회 급격하게 흔들리며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첫 등판 때도 투구수 80개를 기준으로 구위 저하가 눈에 띄었다. 30대 중반의 선발투수는 투구수 80~90개에서 구위가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박찬호의 나이가 39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한 경기에 80개 이상을 기대하기는 무리다.   

18일 경기에서 한화 한대화 감독이 박찬호를 굳이 7회까지 마운드에 올린 이유는 전 날 불펜투수를 너무 많이 소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혹시나' 했던 기대는 '역시나'로 막을 내렸다. 

일각에서는 '이 날 박찬호가 1회부터 전력투구를 하느라 힘을 너무 많이 소진한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확실히 박찬호는 경기초반 부터 완급조절 없이 매 투구 기합을 넣으며 혼신의 역투를 했다. 마치 다음 이닝은 없다는 듯 매 공마다 모든 힘을 쏟아붓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박찬호가 완급조절을 안했다기 보다는, 빠른 템포로 공격적인 투구를 펼쳤다는 해석이 옳다. 이런저런 유인구를 구사하기 보다는 빠른 승부를 통해 투구수를 줄이는 전략을 택했다. 박찬호가 초구부터 카운트를 잡아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빠른 승부는 박찬호가 큰 위기 없이 6회까지 버틸 수 있었던 지름길이었다. 오히려 유인구를 많이 던졌더라면 5회도 버티지 못했을 수 있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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