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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로켓발사 실패 시인은 김정은 지시"

"열병식 연설문도 김 1위원장이 직접 작성"

"北 로켓발사 실패 시인은 김정은 지시"
북한이 지난 13일 장거리 로켓 발사의 실패를 시인한 것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에 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박한식 미 조지아대 석좌교수가 18일 밝혔다.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북한을 방문했던 박 교수는 1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평양에 머무는 동안 만난 북한의 고위인사들로부터 광명성 3호 발사의 실패를 시인한 것은 김 1위원장의 지시에 의한 것이란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북한은 13일 오전 발사한 광명성 3호가 궤도 진입에 실패하자 4시간여 뒤인 낮12시3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조선에서의 첫 실용위성 광명성 3호 발사가 13일 오전 7시38분 55초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됐다"며 "지구관측위성의 궤도 진입은 성공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박 교수는 "북한이 광명성 발사에 앞서 외국 기자들을 대거 초청한 것이나, 궤도 진입실패 사실을 숨기거나 변명하지 않고 즉시 시인한 것은 김 1위원장이 이끄는 북한의 새 체제가 앞으로 보다 투명한 체제로 나갈 것임을 보여주는 정책변화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김 1위원장이 15일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을 맞아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인민군 열병식에서 행한 연설문도 직접 작성한 것이라는 얘기를 북측 고위인사들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열병식장에 직접 참석해 연설을 들었다는 박 교수는 "김 1위원장이 28살의 젊은 나이에도 나름대로 성숙한 면모를 보였고, 연설을 통해 인간미도 과시하기도 했다"면서 "김 1위원장의 권위와 파워는 확고해 내부 권력투쟁은 상상할수도 없으며, 아랍의 봄과 같은 민주화 혁명은 기대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김 1위원장은 연설에서 새 세기의 산업혁명을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 "이는 중공업에 기반한 무기생산이나 국방력 강화가 완료된 만큼 앞으로는 인민들의 생활을 향상시키고, 돌볼 수 있는 산업분야로의 전환을 추진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또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4월15일)인 태양절 행사를 성대하게 개최한 것을 계기로 북한은 앞으로 마르크스나 레닌주의에 기초한 사회주의가 아니라 `김일성 주의'를 핵심 체제이념으로 하는 `김일성 국가'를 지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김정은 체제는 김일성 국가의 시작"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그 근거로 인민군 열병식에서 항일빨치산부대 군복 차림의 열병 종대 및 기마종대의 등장 등 과거 김일성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고, 김 1위원장 연설에서도 "김일성 민족의 100년사는 파란 많은 수난의 역사에 영원한 종지부를 찍고 우리 조국과 인민의 존엄을 민족사상 최고의 경지에 올려 세웠다"며 '김일성 민족'이라는 표현을 강조한 점 등을 제시했다.

또 김일성 광장에 있던 마르크스-레닌 초상화가 최근 사라지고, 대신 김일성-김정일 부자가 함께 한 그림 속에 담긴 초상화가 내걸린 점도 근거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마지막으로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 "북한으로서는 핵카드가 국가의 안위와 직결된 것인 만큼 미국 등 국제사회에 대한 지렛대로서 계속 유지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북한을 50여 차례 방문하며 북한사정에 정통한 박 교수는 작년 10월 조지아주 애선스에 있는 조지아대학에서 남북한과 미국의 민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남ㆍ북ㆍ미 3자 트랙 2'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남북한 및 북미간 대화에 앞장서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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