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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박근혜·안철수 맑음…문재인 구름

[취재파일] 박근혜·안철수 맑음…문재인 구름

새누리당의 승리로 끝난 4.11 총선은 대선을 앞둔 정치 지형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 먼저 이번 총선 결과로 가장 큰 혜택을 본 사람은 역시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다. 그렇다면 다음 수혜자는 누굴까? 수치상으로 본다면 서울대 안철수 교수다. 한때 정치 불참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지지율이 하락했던 안 교수는 이번 총선을 계기로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 다시 우뚝 섰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한방'을 보여주지 못한 결과다.

◈ 박근혜·안철수 ↑ - 문재인 ↓

총선 직후, 패널조사 방식을 적용해 유권자 1,666명을 대상으로 대선 주자 지지도를 조사했다. 다자 대결 구도에선 박근혜 38.8%, 안철수 24.4%, 문재인 14.3%로 나타났다. 총선 전 동일한 패널에 대한 조사가 박근혜 31.8%, 안철수 21.2%, 문재인 14.8%였던 것과 비교하면 박근혜 위원장과 안철수 교수는 각각 7%P, 3.2%P씩 지지율이 올랐다. 반면 문재인 고문만 0.5%P 떨어졌다.

박근혜-안철수 양자대결에선 박근혜 46.3%, 안철수 49.7%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하지만 이전 조사 결과와 마찬가지로 박근혜-문재인 양자대결에선 박근혜 55.7%, 문재인 39.7%로 박 위원장이 확실한 우위를 보였다.

이런 결과가 나온 원인은 뭘까? 먼저 박근혜 위원장의 상승은 4.11 총선에서의 리더십 발휘에 대한 평가가 직접적인 계기로 보인다. 새누리당 지지층과 부동층 일부까지 흡수한 결과라는 평가다. 안철수 교수는 부동층 보다 총선 패배 이후 민주당 지지층에서 문재인 당선자에 대한 기대가 주춤하면서 안 교수 쪽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한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문재인 이사장의 경우 민주당 지지층에서 안 교수와 선두를 다투다 뒤처지는 양상을 보여준다.

                 



◈ 박근혜 대세론 재점화?

총선 후 박근혜 위원장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이른바 박근혜 대세론이 재점화 되는 것 아니냐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1:1 대결 구도로 보면 박근혜 위원장 46.3%-안철수 교수 49.7%로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안 교수가 약간 앞선다. 안철수 교수와의 대결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은 보수층, 새누리당 지지층의 강한 결집에도 불구하고 중도, 무당파 등 중간지대 유권자층에서 큰 격차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로 이념적 중도층에서 박근혜 위원장은 41.6%에 그친 반면 안철수 교수는 54.1%에 달했다. 무당파에서도 박근혜 위원장 28.6%-안철수 교수 62.4%로 역시 박 위원장이 크게 뒤지는 걸로 나타났다. 반면 박근혜 위원장과 문재인 고문의 대결에서는 박 위원장이 양쪽 모두에서 우위에 섰다. 중도층에서 박근혜 위원장 53.0%-문재인 고문 41.5%, 무당파에서 박근혜 위원장 47.5%-40.0%였다.

결국 '박근혜 대세론'이라고 하기엔 중간지대 유권자층에서 박 위원장의 확장성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강한 보수 이미지 때문이다. 박근혜 위원장은 지난 2010년 스텐포드대 강연 이후 복지노선을 강조하고 올초 비대위원장 취임 이후 경제민주화를 내세워 당헌 당규까지 개정하며 중도노선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패널 조사에서 나타난 박근혜 위원장의 이념적 위치를 보면 노력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0점 매우 진보, 5점 중도, 10점 매우 보수의 척도로 물어본 결과 박 위원장의 유권자 평가 점수는 7.1점으로 같은 당의 정몽준 의원(6.2점)이나  김문수  경기지사(5.6점)보다 휠씬 보수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 박근혜 관전 포인트, '보수 탈색'

이런 결과는 중도로의 노선 이동을 위한 박근혜 위원장과 새누리당의 노력이 유권자들의 인식을 바꿀 정도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비록 총선에서 예상 밖의 승리를 이끌며 '선거의 여왕'임을 재확인시켰지만 여전히 안철수 교수에게 중도, 무당파층에서 크게 뒤지고 있다는 한계 또한 분명히 하고 있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박 위원장이 이 한계를 벗어날 수 있을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이유다.

                 


◈ 안철수-민주통합당, 대선 승리 방정식은?

안철수 교수는 이번 총선을 거치면서 야권을 대표할 새로운 대권 후보로 다시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이 드러났다. 문제는 안 교수와 민주통합당의 전략적 선택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안철수 교수 입장에선 민주통합당에 조기 입당을 피하는 것이 지지층을 최대한 유지하는 방법이다. 독자 후보로 있다가 민주통합당 후보와 경선을 하든, 야권 통합 후보를 조건으로 민주통합당에 입당하든 최대한 무당파로 남아 있는 게 확장성이나 지지기반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반면 민주통합당으로선 안철수 교수가 외부에 남아 있다가 자당 후보에게 지지선언을 해주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다. 그게 아니라면 가급적 빨리 안 교수를 영입해 경선을 치르고자 할 가능성이 높다. 안 교수의 상품성 유지를 위해 당장 영입하는 게 불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더라도 당내 대선 주자들로선 승산 없는 경쟁을 원치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안철수 교수와 민주통합당이 어떤 방식으로 해법을 찾느냐가 또 다른 관전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안 교수와 민주통합당 후보가 각각 나서게 된다면 야권으로선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수밖에 없다.

☞ 패널 조사란?

앞서 언급한 패널 조사는 SBS와 중앙일보, 동아시아연구원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유권자 패널 1,666명을 대상으로 지난 12일부터 나흘 동안 전화면접조사로 이뤄졌으며 95% 신뢰 수준에 오차한계는 ±2.4%p다. 패널 조사란  조사 때마다 표본을 추출하는 일반 여론 조사와는 달리 동일한 조사대상들을 반복 조사해 여론의 변화를 살펴보는 조사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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