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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살인사건' 경찰 수사 덮고 또 덮고…허점 투성이

112신고센터 임무 소홀 등

'수원 살인사건' 경찰 수사 덮고 또 덮고…허점 투성이
지난 1일 수원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납치 토막살인 사건에 대한 경찰의 대응이 허점 투성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지방경찰청은 8일 112신고센터와 수원중부경찰서 등에 대한 감찰조사 결과 경찰이 기본적인 책무를 완수하지 못해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고 사과했다.

◇신고 및 지령단계

경기청 112센터는 피해자가 사건당일인 지난 1일 오후 10시50분께 "지동초등학교 좀 지나서 못골놀이터 전 집인데요. 성폭행 당하고 있어요"라고 긴박한 상황임을 알렸으나 신고자의 위치와 주소만을 반복해서 질문하는 등 신고 접수요령에 미숙했다.

피해자가 '집안'임을 밝혔지만 112신고 접수표에 이같은 내용을 입력하지않았다.

이에따라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신고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않아 엉뚱한 곳을 뒤지게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112센터 팀장은 지휘조정을 소홀히해 피해자가 밝힌 `집안'이라는 주요한 단서를 보완지령하지않았다.

또 공청시스템을 통해 피해자의 비명이 들리는 등 급박한 상황인데도 안이하게 판단해 직접 지휘하지 않았다.

또 신고센터내 다른요원이 이동통신 기지국 확인을 통해 신고자의 위치를 `새마을금고 기지국 158m 지점 지동초교에서 못골놀이터방향'으로 비교적 정확하게 추정하고 `지동초교 건너편, 동호아파트부근 주택가쪽'이라고 두차례나 전달했는데도 이런 내용도 현장에 보완전달되지 않았다.

경찰은 112센터 신고 접수 이후 44초가 지난후부터 6분50초간 긴급 내부 공청(共聽)을 했으나 다른 사건처리에 지장을 줄 것을 우려해 외부 공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출동 및 수색단계

이같이 초기대응 미흡으로 신고 이후 3∼9분 사이 순찰차와 형사기동대 요원 등 16명 출동해 수사에 나섰으나 `집안'이라는 내용이 제대로 전파되지않아 엉뚱하게 도로, 빈집, 학교 운동장 등만 수색해 신고자가 변을 당하고 말았다.

수원중부경찰서 수사도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당시 중부서 상황관리관은 단순 성폭행 사건으로 안이하게 판단해 인력추가배치나 현장지휘, 보고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형사과장은 오후 11시41분께 사건발생 보고를 받았으나 역시 단순성폭행사건으로 안이하게 판단, 형사들을 추가 배치하지 않고 집에서 대기하다 사건 발생 10시간이 지난 다음날 오전 9시10분께에서야 현장을 둘러 본 것으로 밝혀졌다.

수원중부서 동부파출소 순찰팀장도 현장지휘 지침에도 불구하고 파출소내 근무자로 지정되어있다는 이유로 현장에 나가지않았고, 파출소장에게도 사건을 보고조차 하지않았다.

이런 총체적 조치,보고부실로 경찰서장도 다음날 아침 사건을 보고받았다는 것이다.

◇사건축소, 허위답변 관련

경찰은 신고자와의 전화 통화시간이 15초, 1분20초, 4분 등으로 계속 말이 바뀐 것은 중부서 형사과장등이 시간을 확인하지 않은 채 추측성 답변을 했기 때문이며 녹취된 부분은 1분20초, 전체 통화시간은 7분36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피해자의 비명 등 계속 전화가 연결되어있던 시간이 공개되면 경찰의 안이한 대응에 대한 비난여론이 비등할 것을 우려해 이같이 통화시간을 줄여 언론에 공개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혹이 짙다.

◇ 징계등 관련자 조치

경기청은 지휘 감독 책임을 물어 수원중부경찰서장과 형사과장, 112센터를 총괄하는 경기청 생활안전과장 등 10명을 엄중 문책할 예정이다.

또 112신고체계를 개선하고 국내 외국인범죄에 대한 강력한 종합대책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수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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