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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박주영 병역 연기는 로또? 보험?

요즘 축구계 최고의 핫이슈는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 있는 박주영의 병역 연기 논란입니다. 오는 2022년까지 최대 10년을 연기할 수 있게 됐는데 그 방법과 과정이 누리꾼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지요. 합법적인 병역연기인데도 말입니다.

# 박주영은 이미 알았다?

박주영의 병역 연기는 병역법 146조 및 병역 의무자 국외여행업무처리 규정 제26조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영주권 제도가 있는 나라에서 영주권을 얻고 1년 이상 거주하면 만 37세까지 병역을 연기할 수 있는데 영주권이 없는 국가일 경우에는 5년 이상의 장기체류자격을 얻으면 영주권으로 갈음하게 됩니다. 물론 상대 국가가 국가로서의 지위를 갖춰야 하는 것은 기본조건입니다.

여기서부터 아주 재미있는 얘기가 나옵니다. 박주영이 2008년부터 3년간 뛰었던 AS모나코는 모나코 공국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모나코 공국은 2007년, 그러니까 박주영이 AS모나코에 입단하기 1년 전에 우리나라와 국교를 맺어 국가 대 국가의 지위를 인정받았습니다. 즉, 박주영이 모나코에 가서 5년 이상의 장기체류자격을 얻고 AS모나코에서 뛰면서 1년 이상만 거주하면 만 37세까지 병역을 연기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천운이 따른 걸까요? 박주영은 모나코 왕국으로부터 10년짜리 장기체류자격을 얻었고 아스널로 이적하기 전까지 3년간을 모나코에 거주하며 모든 조건을 갖추게 됐습니다.

1. 우리나라와 모나코의 수교 ⇒ 2. 박주영의 이적  ⇒ 3. 장기체류자격 획득  ⇒ 4. 최대 10년 병역 연기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마치 톱니바퀴처럼 맞아떨어졌지요. 그래서 "박주영은 이미 알고 있었다", "병역 연기는 우연한 '로또'가 아니다", "프랑스리그 AS 모나코를 선택한 것은 병역 연기를 위한 최후의 보험이었다"라는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 현역이냐? 공익이냐?

박주영의 대리인은 박주영이 37세까지 병역 연기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지난해 7월에 알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8월에 인천경기지방병무청에 연기를 신청해 8월 29일 허가를 받았다는 것인데요, 박주영의 10년짜리 장기체류자격은 2018년 8월 31일로 만료가 되지만 만 37세까지 병역을 연기하는데는 문제가 없는 상황입니다.

즉, 병역 의무 이행을 자신의 선택에 따라 할 수 있게 된 건데 35세까지는 현역으로 복무를, 36세부터 37세까지는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를 할 수 있습니다. 만 37세 이후에는 제2국민역이 돼 사실상 면제도 가능하게 됩니다.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방식과 기간이 박주영의 의지에 달려있게 된 겁니다.

# '군복무 회피?' 악용 가능성은?

많은 누리꾼들이 궁금하는 부분이기도 한데요, 박주영과 같은 방식으로 병역을 해결하는 선수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눈초리가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능은 하지만 쉽지는 않다'입니다. 박주영은 앞서 말씀드렸듯 영주권 제도가 없는 모나코의 특성을 활용해 병역을 연기했습니다.

그렇다면 모나코 왕실이 장기체류자격을 쉽게 주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1년 이상 거주한 사람에게 무조건 장기체류자격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박주영은 매우 특별한 케이스에 해당합니다.

박주영은 AS모나코 진출 당시 왕실의 초청을 받아 식사를 함께 했을 정도로 극진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모나코 구단의 구단주는 알베르 2세가 모나코공국의 왕자이기 때문이지요. 거기에 박주영의 몸값을 높이려는 AS모나코 구단의 적극적인 의지까지 반영되다보니 10년짜리 장기체류자격이라는 선물이 주어졌던 겁니다.



# 1200만 유로의 비밀

지난해 박주영이 AS모나코에서 다른 팀으로 이적을 추진할 때 유럽 축구계는 박주영의 몸값을 최대 600만 유로라고 평가했습니다. 병역문제가 걸려있는 선수였기 때문이었는데요, 당시 프랑스 릴과 이적료 협상을 벌이던 박주영이 갑자기 아스널로 급선회했는데요, 아스널이 병역문제 옵션을 달고 1200만 유로를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박주영의 병역이 연기된 게 지난해 8월 29일, 박주영이 잉글랜드 런던으로 건너가 아스널과 접촉한 게 이틀 뒤인 8월 31일이니 병역프리미엄으로 600만 유로 우리돈 92억 원이 더 붙은 셈이지요. 박주영의 이적료 1200만 유로, 우리돈 184억 원은 아인트호벤이 박지성을 맨유로 이적시키면서 받은 400만 유로의 세 배에 달합니다.

# 7개월… 비밀로 한 이유는?

박주영이 병역문제를 해결한 것이 지난해 8월이니 그동안 언론들이 박주영을 런던올림픽 와일드카드로 뽑아 병역을 해결하게 해야 한다는 보도를 내보낸 것은 우스운 일이 됐습니다. 7개월이나 숨기다 발표한 이유에 대해 박주영의 대리인은 발표할 타이밍을 놓쳤다고 밝혔는데요, 그보다는 병역문제가 해결돼 여름 이적시장에서 다른 팀으로 임대나 이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 국가대표는 비영리 활동?

병무청은 박주영이 만 37세까지 병역 연기를 허가받았지만, 국내에서 6개월 이상 체류하거나 영리활동을 할 경우 즉각 병역 연기를 취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가대표로 뽑혀 수당을 받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병무청은 국가대표 수당은 비영리 활동에 포함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즉, 박주영이 국가대표로 활약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박주영의 병역 연기, 판단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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