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대표팀의 '이장님 리더십'

[취재파일] 대표팀의 '이장님 리더십'
새로 출범한 '최강희호'가 오는 29일 쿠웨이트와의 월드컵 3차예선 최종전을 앞두고 전남 영암에서 소집훈련을 시작했습니다. '조광래호'와 비교하면 해외파들이 대폭 줄고 그 자리를 국내파 베테랑 선수들로 메운 것이 특징입니다. 최강희 감독의 총애를 받으며 4개월만에 복귀한 이동국과 전북에서 최 감독과 한솥밥을 먹으며 2차례 K리그 우승을 일궜던 김상식, 박원재, 조성환 그리고 오랜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단 김두현, 최태욱 선수 등이 눈에 띄었습니다.

선수도 선수지만, 현지 취재진들의 관심은 최강희 감독의 훈련 방식과 스타일에 집중됐습니다. 전북에서 푸근하고 친근한 리더십으로 '봉동이장'이라는 별명을 얻은 최 감독이 대표팀에서도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을 갖고 지켜봤는데, 결과는 역시 '대표팀에서도 이장님'이었습니다.

만에 하나 패하게 되면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이 좌절될 수도 있는 쿠웨이트전, 언론에서는 '벼랑끝 승부'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대표팀의 수장 최강희 감독에게서 긴장감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그는 여유를 전혀 잃지 않았습니다.

훈련 도구를 일일이 설치하고 챙기면서 훈련 준비를 했고, 훈련중에는 웃음을 잃지 않으면서 편안한 분위기를 유도했고, 조끼를 입고 뛰면서 선수들과 함께 호흡했습니다. 간간이 최덕주 코치와 함께 공놀이를 하면서 장난을 치는 모습도 보여줬습니다. 감독의 위엄을 내세우기보다는 푸근한 아저씨, 이장님 같은 모습으로 선수들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부드럽기만 한 건 아니었습니다. 진지할 때는 진지했습니다. 수비진을 따로 모아 한참동안 지시를 할 때는 위엄있는 '감독님'의 모습이었습니다. 쿠웨이트 공격수들의 움직임과 공격 전개 방식, 선수 개개인의 특징을 설명해 주고 이에 따른 수비 위치와 방식, 주의사항, 공격 전개시 패스 방향 등을 꼼꼼히 설명했습니다. 훈련을 마친 뒤 최강희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이 정말 좋은데..동계훈련을 열심히 했나봐"라며 만족감을 나타냈습니다. 퍽 든든한 표정이었습니다.

최 감독은 소집 첫 날 미팅에서 선수들에게 '국가대표로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고 합니다. 이전 대표팀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들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이것이 대표팀의 화합에 걸림돌이 되고, 급기야 각 구단에서 대표팀 발탁을 자제해달라는 발언까지 공개적으로 할 정도로 불협화음이 불거져나왔던 과거의 선례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과 벤치를 지키고 있는 선수들을 모두 아우르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서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 최 감독의 방침입니다. 덕분에 선수들도 보다 편안한 모습으로 훈련에 임했고 새로 출범한 최강희호에서 기회를 잡기 위해 뛰고 또 뛰었습니다.

최강희 감독의 A매치 데뷔전은 오는 2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입니다. 이후 29일 쿠웨이트와 월드컵 최종 예선 진출 여부가 걸린 운명의 일전을 치릅니다. 최강희 감독은 쿠웨이트전 이후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말로, 쿠웨이트전에 올인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습니다. 전북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빠른 측면 돌파'와 '중앙에서 이동국의 마무리'로 공격을 전개해 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격 전술 훈련도 이 부분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축구대표팀 수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최강희 감독이 '이장님 리더십'으로 위기의 한국 축구를 구해낼 수 있을지 관심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