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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km 달리고 "33만원"…승객 항의하니 문 '철컥'

<8뉴스>

<앵커>

외국인 관광객에게 바가지 영업을 하는 콜밴 택시. 어제 오늘 문제는 아닙니다만, 점점 대담해지고 있습니다. 콜밴 기사가 일본인 관광객에게 요금 바가지를 씌우고 항의하는 승객을 감금까지 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김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경찰서 강력반 사무실이 일본인 취재진으로 북적입니다.

콜밴 기사가 일본인 승객을 감금하고 수십만 원의 바가지 요금을 받아낸 사건을 취재하러 온 겁니다.

일본인 관광객 구마모토 씨는 지난달 늦은 밤 동대문 의류상가에서 쇼핑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가기 위해 택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때 다가온 것은 콜밴. 

[위병오/강력반 형사 : 바가지를 씌웠을 때 순순히 그 요금을 내겠다 하는 사람들이 아무래도 눈에 딱 들어오죠. "어서 오세요!" 이러면 그냥 거기에 타고 바가지를 쓰는 겁니다.]

콜밴 기사는 불과 2km 떨어진 호텔에 일본인 승객을 내려주면서 요금으로 33만 원을 요구했습니다.

[문용구/강력반 형사 : 이건 6인승이기 때문에 한 명이 타든, 6명이 타든 똑같은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각 개인별로 5만 원씩 그렇게 해서 6명이니까 30만 원. 그리고 기본요금 3만 원. 그래서 33만 원이 되는 겁니다.]

보통 콜밴 요금은 2km에 3만 원 정도. 10배 넘는 요금에 구마모토 씨가 항의하며 내리려 했지만, 차 문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문용구/강력반 형사 : 손님이 타면 자동으로 안에서 잠기게 되어있습니다. 피해 여성이 공포에 떨다가 33만 원을 건네준 겁니다.]

차 문 안쪽에 달려있는 이 내부 잠금장치를 잠그면 안에선 아무리 당겨도 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붙잡힌 콜밴 기사는 이렇게 차 문을 잠가놓고 승객에게 돈을 내지 않으면 문을 열어주지 않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첫 한국여행에서 감금을 당하고 돈까지 뜯긴 구마모토 씨가 콜밴 차량 번호를 기억했다가, 귀국길 공항으로 가는 택시기사에게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콜밴은 택배나 퀵서비스같이 화물 운송용으로만 허가가 난 영업용 화물차입니다.

수도권에만 2000대 넘게 운행되고 있습니다.

20kg 넘는 짐을 든 사람만 태울 수 있지만, 외국인을 노린 불법 콜밴 영업은 몇 년째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콜밴 기사 : (얼마예요? 14만 원이요? 지금 동대문에서 온 걸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비싸게 받아도 돼요?) 요금은 자율로 정하게 돼 있거든요. (그러면 요금을 제가 2만 원만 드릴게요.) 안돼요, 안돼요. 제가 선생님한테 무슨 죄 있어서 요금을 깎아줍니까.]

취재진에게도 이 정도니, 외국인들이 얼마나 당할지는 불 보듯 뻔합니다. 

[호텔 직원 : 동대문에서 타고 명동까지 가면 6만 원씩 주고 5만 원씩 주고 했다고 (항의 많이 하죠.) 많아요. 하루에 대여섯 번씩 꼭 있어요. (콜밴 기사들은) 돈 받아서 씽 내빼 버린다고.]

[일본인 관광객 : 어제 동대문으로 쇼핑을 가는데 택시요금이 싼 줄 알고 탔는데, 오늘 들어보니까 바가지 쓴 거라서 충격받았어요. 처음 한국 방문했는데 바가지를 쓰니까 기분이 안 좋죠.]

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 시대.

불법 콜밴의 막장 영업으로 국가 이미지가 추락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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