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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에이스 노진규 "안현수 선배, 여전히 대단"

쇼트트랙 에이스 노진규 "안현수 선배, 여전히 대단"
"안현수 선배 스케이팅은 여전히 대단했다. 하지만 현수 형이 유일한 경쟁자는 아니다". 대한민국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의 차세대 스타로 떠오른 노진규가 월드컵 1,500m 6회 연속 우승의 기쁨, 올림픽 메달을 향한 포부 그리고 선배 안현수와의 경쟁구도에 관한 생각들을 밝혔다.

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은 네덜란드에서 치러진 '2011-2012 쇼트트랙 월드컵' 6차 대회를 마치고 15일 오전 11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SBS ESPN과 만난 노진규는 장거리 비행으로 코피까지 쏟았을 만큼 지쳐있는 모습이었다. "마지막 월드컵이었던 6차 네덜란드 대회는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었다"며 이제서야 한숨을 놓는다.

아직 앳된 미소가 그대로 남아있는 노진규는 유니폼과 스케이를 벗으면 영락없는 20살. 세계랭킹 1위의 위엄도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휴지로 한 쪽 코를 틀어막고는 기자의 질문에 너무나도 진지한 표정으로 답하는 '엉뚱한' 매력에 금방이라도 웃음이 튀어나올 것 같다. 하지만 그럴 수도 없다. 이 스무살의 선수는 쇼트트랙에 관해 이야기 할 때는 정말로, 신중하기 때문이다.

노진규는 2011-2012 시즌 치러진 세계 쇼트트랙 월드컵 1,500m 종목에서 6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했다.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이 부문 세계 1위에 올라있는 노진규는 지난 11일 마지막으로 치러진 6차 대회서는 1,500m에 이어 1,000m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거는 기염을 토해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세계대회에서 6번이나 연속으로 우승한 비결을 묻자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인다. 러시아로 귀화한 선배 안현수와의 경쟁구도에 대해서도 "나에게는 현수 형만이 아니라 모두가 경쟁자다. 그리고 누군가와의 경쟁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올림픽 메달이라는 목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조심스런 모습. 20살, 약관의 나이답지 않은 신중함이다. 다음은 인천공항에서 노진규와 나눈 일문일답.

- 6차례나 1,500m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한 종목에서 압도적인 성적으로 세계 최고가 됐다는 소감이 남달랐을 것 같은데.
특별히 내가 월등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정말로 운이 좋았다. 사실 3월에 세계선수권대회가 있기 때문에 이번 월드컵은 그 전초전으로 생각하고, 연습처럼 임했다. 물론 모든 대회에 긴장을 하고, 집중해서 임하는 것은 늘 똑같다. 월드컵은 내가 유독 잘해서라기 보다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경기자체에도 흐름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런 것도 잘 따라줬고, 잘 타는 선수들은 피했으면 했는데 조 배정도 대진이 좋았다. 또 쇼트트랙은 날이 좀 안 좋거나, 한 번 넘어지면 끝인 경기다. 그렇게 생각하면 모든 것이 잘 풀렸던 것 같다.

- 조 배정이 좋았다고 했는데, 특별히 피하고 싶었던 선수가 있었나
캐나다나 미국 선수들은 좀 상대하기 어려운 편이다. 올리비에 장(22, 캐나다)이나 찰스 해멀린(27, 캐나다) 같은 선수들은 좀 피하고 싶었다.(웃음) 물론 그 선수들 말고도 잘 타는 선수들은 정말 많다.

- 하지만 세계적인 선수들을 제치고 6번이나 연속으로 그 종목에서 1위를 했다는 건 결국 실력 아닌가. 운으로만 해낼 수는 없었던 일일 것 같은데. 경기하는 모습을 보면 어린 선수답지 않게 신중하고, 위기상황이나 역전 타이밍에서 집중력이 높다는 평가도 있다.
적절한 타이밍에서 제치고 나가며 선두싸움을 하는 능력이나 그런 부분은 확실히 좋아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사실 이번 5차 러시아 대회, 6차 네덜란드 대회를 하면서도 많이 배웠다. 국제대회를 하면서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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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차 대회서는 본인이 계속 1위를 차지했던 1,500m 종목 외에 1,000m에서도 금메달을 땄다. 기대를 했었나.
개인적으로 3월 상하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하는 것이 큰 목표다. 이번 월드컵은 그 시험무대라는 생각을 갖고 다른 종목에도 열심히 임했다. 그래도 솔직히 1,000m에 큰 기대는 안 했었다.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다.

- 5차 대회 때는 특히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 선수와 한국 대표팀과의 만남이 큰 화제를 모았었다. 대회도 러시아 현지에서 치러졌다. 특별한 이야기를 나눈 것이 있는지.
러시아에서 우리와 러시아 대표팀이 사용하는 숙소도 같고, 식사하는 곳도 같았다. 하지만 특별히 깊은 이야기를 나눈 것은 없었다. 한국에 있을 때와 거의 비슷했던 것 같다. 사실 나는 어렸을 때 부터 현수형을 봐 와서 잘 알지만 나이 차이가 워낙 나서 이전에도 선배님과 따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거나 할 기회는 없었다. 또 스케이트적인 부분에 대해서 크게 이야기를 나누고 그런 것은 없다.

- 안현수 선수가 속한 러시아 대표팀이 경기하는 모습에 대해서는 어떻게 느꼈나?
러시아 5차 대회 때는 러시아 대표팀 한 선수가 넘어져서 5,000계주 결승에 올라오지 못했었다. 그런데 마지막 6차 대회서는 결승까지 왔고, 또 결승에서 마지막에 현수형이 넘어졌는데도 2위를 했다. 경기하는 모습을 보니 역시 현수형은 대단했다. 예전 모습 그대로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러시아 대표팀이 경기하는 모습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한 선수가 넘어졌는데도 마지막까지 안정적으로 손발이 무척 잘 맞는 것 같았다. 우리 대표팀 형들도 다들 '잘 탄다'는 이야기를 했다.

- 안현수 선수가 월드컵에서는 단체전에만 출전했지만 3월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서 개인종목에 출전하게 되면 큰 경쟁자가 될 수도 있다.
현수형 역시 물론 큰 경쟁자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에 단순히 현수형 한 명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경쟁자라고 생각한다. 우리 대표팀에도 잘 타는 형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딱히 누구 한 사람이 경쟁자라기 보다는 내가 세운 목표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그렇다면 본인의 장기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안현수 선수를 뛰어넘는 대기록을 세우고 싶다는 포부도 있을 듯 하다.
물론 나 역시 그랜드슬럼이라든지 여러가지 기록에 도전하고 싶다. 가깝게는 일단 세계선수권대회서 종합우승을 차지할 수 있도록 집중할 생각이다. 하지만 역시 가장 큰 목표는 올림픽이다. 먼저 소치에서 꼭 메달을 목에 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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