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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수사대] 허재 vs 임달식 폭력사건

[바스켓수사대] 허재 vs 임달식 폭력사건

<편집자주> 농구가 한국에 들어온지 104년이 지났습니다.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농구 계에는 수많은 사건과 기록이 있었고 이제 우리는 이들을 ‘역사’라 부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SBS ESPN은 우리의 농구역사에 어떤 발자취가 있었고 우리는 이런 사건에 얼마나 열광하고 지혜를 모아 해결했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농구대잔치 세대에게는 ‘맞어! 그땐 이런 일도 있었지?’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며, 반면 최근 농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독자 분들에게는 ‘농구 역사 훑어보기' 정도로 활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 사건개요

1991년 3월 3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전자와 기아자동자의 ’90 농구대잔치 최우수 결정전 2차전. 이날 경기에서 20년이 지난 지금도 회자되는 허재 vs 임달식 선수의 폭력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 누가? 왜 때렸나?

전반 5분. 허재를 전담 마크하던 임달식 선수(現 신한은행 감독)가 허재(現 KCC감독)를 거칠게 육탄전으로 막자 허재는 코트에 넘어진다. 쓰러진 허재 선수는 벌떡 일어나 더 쳐보라는 재스처인 듯 임달식의 얼굴에 이마를 들이대고, 임달식 선수는 왼팔로 멱살 잡듯이 사정거리를 조정한 후 허재 얼굴에 주먹을 날린다.

심판은 폭력적인 행동을 문제 삼아 두 선수 모두 퇴장시키고 허재는 "왜 맞은 사람이 퇴장 당해야 돼?"라고 하며 임달식에게 달려드는 도중 김성욱(煎 현대전자 센터) 선수의 주먹에 또 맞게 된다. 이날 관중들은 김성욱 선수가 주먹을 날리고 줄행랑 치는 묘한(?) 장면을 목격하게 되고, 20여분 이상 중단 된 이날 경기는 결국 기아자동차가 101대 90으로 11점차 승리를 가져간다.
 

경기 후 허재는 호흡곤란 등의 증세 등으로 전치 3주의 진단을 받고 김성욱을 고소하겠다고 벼르는가 하면 기아자동차는 농구협회가 납득할 만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최우수 결정전 3차전에 출전을 안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이후 농구협회는 선수와 심판에게 징계를 내린다. 임달식에게는 자격정지 1년, 김성욱과 허재에게는 자격정지 6개월 징계가 내려지고 이 경기 심판을 봤던 장덕희 주심과 윤세용 부심에 대해서도 경기운영 미숙사유로 자격정지 3개월과 감봉 처분이 내려진다.
 

■ 사면이 중요해? 올림픽 티켓이 중요해?

이 사건으로 허재는 8월 일본 고베 아시아 농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게 된다. 이 대회는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출전티켓이 걸린 중요한 대회. 24년 만에 올림픽 본선 자력진출을 노렸다. 당시 허재는 대표팀에서 꼭 필요한 존재였고 대표팀의 외곽과 속공을 책임질 핵심 축이었다. 당장 허재가 필요했던 대표팀은 어떻게 하면 징계를 해제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됐고 91년 6월 징계해제 주장이 솔솔 나오기 시작한다.
 

 ■ 사건 종결?

 그 당시 농구협회 규정에 따르면 ‘징계기간의 2분의 1이상이 지나면 징계해제 및 경감이 가능하다’는 규정이 있었다. 결국 이 규정을 적용 받아 징계기간의 절반이 지나자 허재를 비롯해 관련된 모든 선수들의 징계가 풀렸다. 덤으로 91년 1월 20일 전주에서 열린 농구대잔치 2차대회 현대전자전에서 심판의 판정에 불만을 품어 선수들을 퇴장시키고 자격정지 1년의 징계를 받은 정봉섭 감독도 풀려나게 된다. 하지만 징계를 푸는 무리수까지 써가면서 대표팀에 합류시킨 허재는 손뼈골절로 부상을 당하고 반깁스를 하게 된다.
 

■ 허재 사면 후 대회 올림픽 진출했나?

 허재를 사면 시키는 무리수까지 뒀지만 한국 남자대표팀은 1991년 9월 1일 일본 고베에서 열린 제 16회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중국에 88대 104점 16점차로 져 준우승에 머물고 올림픽 본선 자력 진출 자격을 얻지 못한다. (사건 종결)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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