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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실명제 고집하는 이유는?

"실명 문화 덕분에 페이스북 성공"

페이스북이 실명제 고집하는 이유는?

'악마의 시'를 쓴 인도계 영국 작가 살만 루슈디는 지난해 11월 페이스북 계정이 정지됐다.

여권 사진을 보내 루슈디 본인임을 증명하고서야 자신의 페이지를 되찾았지만 중간 이름인 '살만'을 더는 쓸 수 없었다.

그는 페이스북이 세상이 아는 '살만 루슈디' 대신 퍼스트네임을 쓴 '아마드 루슈디'라는 이름으로 페이지를 다시 열게 했다며 트위터를 통해 항의했다.

루슈디는 "내 페이스북 이름을 아마드 루슈디로 바꾸라고 강요하는 건 'J.에드거'에게 '존 후버'가 되라고 강제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오래 지낸 존 에드거 후버는 'J.에드거'로 많이 불려 그를 다룬 영화도 'J.에드거'를 제목으로 달았을 정도다.

결국, 루슈디는 사과를 받고 원하는 이름을 되찾았지만, 페이스북이 얼마나 엄격한 실명 정책을 고수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로 남았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중국 정치 블로거 자오징이 마이클 앤티라는 필명으로 만든 계정을 닫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또 작년 이집트 시위에서 영향력을 떨친 '우리는 모두 칼레드 사이드'라는 페이지를 만든 와엘 고님이 가명을 썼다고 이를 폐쇄하기 직전까지 갔다가 신분을 밝힌 지지자가 관리를 맡도록 해 페이지를 닫는 사태를 피한 적도 있다.

맬러리 루시치 페이스북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 인터넷판에서 "우리는 사람들이 온라인에서도 실제 세상에서 하는 것처럼 의사소통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대학 이메일 계정을 요구한 지난 2005년 출범 때부터 세계 8억 5천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현재까지 성장하는 동안 실명 사용 정책을 펴왔다.

사용자 이름 정책을 담당하는 팀이 자동 시스템으로 스팸메일 업자와 사기꾼, 신분으로 속이는 이들을 감시한다.

작가 제프 자비스는 실명 문화로 페이스북의 성공을 설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분을 밝히고 실제 관계에 기반한 소셜네트워크가 번창하고 'lonelygirl15' 같은 이름을 쓰는 다른 사이트는 시들해진 것이 놀랍지 않다고 했다.

자비스는 "8억 명이 페이스북에 모인 것은 그들이 사람들과 이어지고 싶어하기 때문"이라면서 "사라진 '마이스페이스'에서처럼 가짜 사람들과 소통하려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실명 정책 덕분에 온라인상에 글을 쓸 때 책임성이 커지는데다 가입자들이 정확한 인구통계학적 정보를 제공하면 맞춤형 광고를 할 수 있어 페이스북이 더 많은 매출을 올리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페이스북을 따라 비슷한 정책을 펴는 웹사이트도 여럿 있다.

구글의 소셜네트워크인 구글플러스는 가족과 친구, 동료에게 불리는 이름을 사용하도록 요구한다.

또 페이스북 프로필과 연동해 로그인할 수 있는 웹사이트는 40만 개가 넘는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실명을 싫어하기 때문에 이런 노력이 성공을 거둔 것은 별로 없다고 CSM은 지적했다.

구글은 사용자들의 비판을 받고 별명 등 다른 이름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며, 비디오게임 회사 블리자드는 온라인 포럼 실명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가 반발에 부딪혀 사흘만에 철회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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