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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 초기대응자 천식 발병률 40배 높아져

김현 교수, 2만여명 추이 분석 결과

9·11 테러 초기대응자 천식 발병률 40배 높아져

세계무역센터(WTC)가 무너진 9·11 테러 참사 때 초기 대응에 나서 먼지를 많이 뒤집어 쓴 경찰관, 의료진, 인부 들의 천식 발병률이 이전에 비해 40배 넘게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질병관리센터(CDC)의 지원으로 9·11 테러 초기 대응자들의 발병률 추이를 관찰하고 있는 연구팀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초기 대응자 2만834명의 천식 발병률을 조사한 결과 테러 발생 전인 2000년도에 0.2%이던 것이 2005년도에 8.2%로 껑충 뛰었다고 밝혔다.

천식은 발병 요인에 노출된 뒤 즉각 발병할 수 있으나 몇 년 뒤에 발병하기도 한다. 4~5년 가량 지나면 발병 추세가 안정돼 더 이상 크게 증가하지도, 감소하지도 않는 성향을 갖는다.

2005년도의 일반인 천식 발병률은 3.9%로, 본래 건강하던 초기 대응자들이 9·11 테러를 수습하느라 투입됐다가 이후 일반인보다도 두 배 이상 높은 천식 발병률을 보이게 된 것이다.

9·11 테러 관련 질병감시체계 팀장을 하면서 이번 연구를 주도한 김 현 호프스트라 노스쇼어 LIJ 의대 조교수는 11일 "WTC가 무너지면서 발생한 엄청난 먼지 속에는 석면을 비롯한 온갖 유해물질들이 포함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추락한 항공기의 연료에는 벤젠 등도 섞여 있어 이를 흡입한 사람들에게 질병의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 대상이 된 초기대응자에는 경찰관이 42%로 가장 많고 건설인부 25%, 케이블 관련 근로자 7%, 트럭운전사 4% 등이며 기타 17%에 의사, 간호사 등 응급의료진이 다수 포함돼 있다.

소방관은 별도의 조사 대상으로 분류돼 있어 이번 연구에서는 제외됐다.

김 교수는 "천식은 한번 발병하면 관리만 할 뿐 거의 치료가 되지 않는 질병이어서 감추기가 힘들다"면서 "경찰관, 인부 등은 대부분 건강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천식 발병률이 일반인에 비해 매우 낮아야 하지만 테러 대응을 한 뒤에 급격히 높아졌음을 이번 분석을 통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초기 대응자들은 뉴욕이나 인근 지역에서 근무하던 사람들로, 엄청난 참사가 터지면서 용기있게 구조활동 등에 참가했지만 뒤늦게 갖은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천식의 경우 치료비용도 많이 드는 질병"이라면서 "피해자들의 치료비를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 등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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