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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최후' 새로운 형태의 시나리오 밝혀져

중성자별-헬륨별 뒤섞여 감마선 방출..'네이처' 실려 관련 이미지 국내 연구진을 비롯한 세계 과학자들이 특이한 감마선 폭발(GRB;Gamma-Ray Burst) 현상을 관측하고, 이를 통해 별이 최후를 맞는 새로운 형태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임명신 서울대 교수, 박수종 경희대 교수가 이끄는 초기우주천체연구단 연구원 6명을 포함, 10개국 34명의 국제 공동 연구팀이 지금까지 알려진 일반적 GRB와는 성격이 크게 다른 'GRB 101225A'를 발견했다고 30일 밝혔다.

우주에서 높은 에너지를 지닌 빛의 입자 감마선이 대량 방출되는 경우, 즉 GRB가 관찰되는 경우는 보통 별이 죽음을 맞는 순간이다.

우선 무겁고 늙은 별이 폭발하면서 많은 양의 에너지를 뿜어내는 '초신성(超新星; supernova)' 현상과 함께 2~수 백초의 GRB가 나타난다.

또 초신성의 결과물인 중성자별끼리 충돌할 경우에도 2초 이내의 짧은 GRB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2010년) 크리스마스날(12월25일) 발견한 GRB라는 뜻의 'GRB 101225A'의 경우, 이처럼 지금까지 길어야 수 백초였던 감마선 폭발이 무려 30분이상 지속됐다.

더구나 이번 감마선 폭발 잔광의 스펙트럼을 분석한 결과, 특이하게 수 만℃였다가 점차 식어가는 물체에서 관찰할 수 있는 '흑체복사(black body radiation)'가 확인됐다.

이는 지금까지 일반적 GRB의 잔광에서 열·온도와는 상관없이 자기장의 영향에 따른 빛의 방출, 즉 비열적 복사(non-thermal radiation)가 나타난 것에 비해 매우 이례적 현상이다.

국제 연구팀은 이 같은 관측 결과를 종합, 'GRB 101225A'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종류의 별의 죽음 때문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핵융합을 통해 내부 연료인 수소를 모두 태워 결과적으로 헬륨만 남은 별, 이른바 '헬륨 별'이 초신성 폭발 후 남은 '중성자별'과 합쳐져 높은 온도와 함께 블랙홀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뿜어져 나온 감마선이라는 설명이다.

단계적으로는 먼저 중성자별이 헬륨별의 내부로 들어가 핵과 병합되는 과정에서 강한 중력과 고온으로 초신성 탄생 상황과 비슷한 환경이 갖춰지고, 이 초신성 때문에 GRB가 나타난다.

단순히 초신성이 한 번에 폭발하거나 두 개 중성자별이 부딪히는 것과 달리 이 두 별이 섞이는데 걸리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기 때문에, 특이하게 오래 지속되는 GRB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또 이 헬륨별 내부의 병합(헬륨핵+중성자별) 과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제트(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퍼지는 물질 다발)가 헬륨별의 대기(헬륨)와 다시 부딪히면서 온도가 100만℃ 이상 올라가는데, 이 때문에 'GRB 101225A' 잔광에서 '흑체복사'가 나타난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아울러 결국 하나가 된 헬륨별과 중성자별은 높은 온도와 중력 때문에 블랙홀이 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지금까지 천문학 교과서에는 별이 나이가 들면 질량에 따라 적색거성, 백색외성, 초신성 폭발 이후 중성자별 또는 블랙홀 등의 형태로 바뀐다고 서술돼 있으나, 이번 가설이 정확하다면 중성자별이 다른 별(헬륨별)과 섞여 블랙홀로 변하는 새로운 죽음의 경로가 추가되는 셈이다.

박수종 경희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새로운 종류의 감마선 폭발을 발견하고, 별이 죽는 새로운 형태를 제시한 것 뿐 아니라 서울대와 경희대가 개발한 시퀸(CQUEAN)이라는 카메라를 통한 관측 데이터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당시 크리스마스 휴일이었음에도, 시퀸이 설치된 미국 맥도널드 천문대에는 서울대 박원기 박사, 최창수 연구원, 경희대 정현주, 임주희 연구원이 남아 'GRB 101225A'이 나타난 첫날의 소중한 데이터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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