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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스페셜]⑤스톤 머니에 담긴 태평양의 정

얍 섬의 Rai(돌돈)은 세상에서 가장 큰 돈이다.

겉보기엔 둥그런 돌의 가운데 구멍을 낸 동전 모양인 이 돌돈은 현재도 마을의 분쟁을 해결하는데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미크로네시아의 작은 섬 얍(yap)에는 아직도 6000개가 넘는 돌돈이 존재하며, 마을마다 돌돈 은행이 남아있다.

얍 섬의 돌돈은 사실 얍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얍에서 수백 Km 떨어진 팔라우에서 만들어져 얍까지 운반된 것.

바람에만 의지한 카누를 타고 태평양의 망망대해를 건너 얍 사람들은 돌을 가져왔다.

그들은 왜 돌돈을 만들었을까? 그리고 돌 때문에 목숨을 걸고 항해를 한 이유는 무엇일까? 제작팀은 국내 최초, 광대한 태평양 바다를 가로지르는 얍의 전통 카누가 운반하는 돌돈의 이동을 재현해 냈다.

그렇다면, 돌돈의 가치는 어떻게 평가될까? 놀랍게도, 돌돈의 가치는 크기나 무게가 아닌 그것을 운반하면서 얼마나 많은 위험을 극복해냈느냐에 달라진다.

얼마나 정성을 다해, 많은 사람의 힘을 모아 돌돈을 ‘얍’까지 운반했느냐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는 것이다.

마을 간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단순한 물질이 아닌 돌돈이 사용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돌돈은 그것을 운반한 인간의 도전 정신과 노력을 담고 있기에, 단순히 개인의 부를 축적하기 위한 수단도 아니었으며, 돌돈에 담긴 인간의 정성과 진심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결국, 태평양 사람들이 추구했던 풍요는 단순한 물질적 풍요가 아닌 그 이상이었다.

가장 투박하고 비효율적인 돌돈을 통해, 태평양 사람들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풍요’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SBS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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