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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나경원 vs 박원순, 여론조사 누가 이기나?

관련 이미지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엿새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늘 이후 실시하는 후보지지도 여론조사 결과는 이제 공표할 수 없습니다. 공직선거법 108조 1항에 따르면 "선거일 전 6일부터 선거일의 투표 마감 시각까지 정당에 대한 지지도나 당선인을 예상하는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와 인용 보도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론조사 공표금지 시한을 앞두고 이번 주 월요일부터 서울시장 보궐선거 관련 여론조사 결과들이 신문 방송으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일반 시민들이 선거에서 어떤 후보가 유리한지 가늠해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바로 요즘입니다. 오늘 이후로는 후보지지도에 관한 새로운 여론조사 정보는 우리 사회 '일부' 사람들만 독점하게 됩니다.

그런데 요 며칠 신문과 방송 등 언론매체를 통해 보도되는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참으로 혼란스럽습니다. 나경원, 박원순 두 후보의 지지율을 살펴보면, 도대체 누가 유리한지 알 수가 없습니다. 같은 날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서로 다른가 하면, 동일한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가 사흘 만에 지지율 순위를 뒤바꿔 놓는 경우도 보입니다. 중앙일보 보도가 그랬군요!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일관성이나 규칙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조사방법에 따라서 조사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위의 표에서 보면 조사방법이 '집전화 RDD' 방식과 '집전화+휴대전화 RDD' 방식으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집전화 RDD'는 서울시 유권자들의 가정으로 무작위 전화번호를 발생시켜 전화를 걸어 조사하는 방식입니다. '집전화+휴대전화 RDD'는 집전화 RDD와 휴대전화 RDD를 섞어서 조사하는 방식입니다.

그렇다면 '집전화 RDD'와 '집전화+휴대전화 RDD' 방식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이 점을 알게 되면 두 조사방법이 조사결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여론조사를 할 때 가정에 있는 집전화를 대상으로 전화를 걸게 되면, 조사하는 시점에 집에 있는 사람들만 조사대상에 포함됩니다. 반면에 휴대전화를 이용하게 되면 집이 아닌 외부에 있는 사람들이 조사대상에 포함할 수 있게 됩니다. 요점은 집전화 RDD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하면, 직장에 출근한 사람이나 외부 활동하는 사람들을 조사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집전화 RDD'와 '집전화+휴대전화 RDD'의 조사방법상 차이점을 확인했으니, 이들 조사방법이 후보지지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보겠습니다. 위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집전화만 이용하게 되면 나경원 후보의 지지율이 박원순 후보 보다 높게 나옵니다. 반면에 집전화와 휴대전화를 섞어서 조사하면 박원순 후보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게 됩니다. 박원순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 중에 화이트칼라와 젊은이들이 많다는 겁니다. 화이트칼라와 젊은이들은 집보다는 외부에서 활동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위의 여덟 차례 조사결과를 놓고 볼 때, 현 시점에서 서울시장 후보들 가운데 누가 유리할까요? 조사방법별로 후보들의 지지율을 평균해 보았습니다. 집전화 조사방식으로 보면 평균지지율 46% 대 42%로 나경원 후보가 박원순 후보를 4% 앞섭니다. 반면, 집전화+휴대전화 조사방식으로 하면 평균지지율 43% 대 40%로 박 후보가 나 후보를 3% 리드하고 있습니다. 물론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오차범위 내에 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로 보면 현재 시점에서 누가 유리한 걸까요? 이는 어떤 조사방법이 더 정확하냐는 물음과도 연관성이 큽니다. 제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집전화+휴대전화 RDD'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것이 표본의 대표성 측면에서 보다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차범위 내이지만 박원순 후보가 나경원 후보를 미세하게 앞서 가는 게 아닌가 조심스럽게 판단해 봅니다.

다가오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 방식을 둘러싼 이른바 '백가쟁명'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작년 6.2 지방선거에서 추락한 전화 여론조사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조사방법들이 경쟁하고 있습니다. 집전화조사, ARS조사, 휴대전화조사, 그리고 집전화+휴대전화조사 등이 이번 선거에서 어떠한 성과를 보일지 자못 궁금합니다.

그 중에서도 '전화+휴대전화 RDD' 조사는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론조사 방식입니다. 10.26 선거 이틀 뒤인 10월 28일에는 한국조사연구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다양한 조사방법별 예측성과들을 검증할 예정입니다. 여론조사방식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기대됩니다. (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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