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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무르고 붙이고…마음으로 보고 만드는 코끼리

<8뉴스>

<앵커>

시각장애 학생들이 코끼리를 직접 체험하고 만져보고 자신들이 저마다 느낀 코끼리를 작품으로 만들었습니다. 눈으로 보지않고 마음으로 본 코끼리였습니다.

김수현 기자입니다.

<기자>

길다란 코와 두툼한 다리, 커다란 몸집.

코끼리와 똑같이 생기진 않았지만, 누가 봐도 코끼리를 표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작품 20여 점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모두 시각 장애가 있는 초중고 학생들이 만든 것입니다.

[배한얼/관람객 : 눈이 불편한 친구들이 코끼리랑 정말 비슷하게 한 게 신기했고요.]

[이강룡/관람객 : 아이들이 잘 경험할 수 있고, 잘 만져서 만든 것 보니까 정말 놀랍습니다. 잘 만든 것 같아요.]

이 전시회는 인천 혜광학교 학생들의 코끼리 체험 수업으로부터 비롯됐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코끼리를 직접 만져보고, 직접 먹이를 주고, 코끼리의 크기를 가늠해 보고, 코끼리 등에 올라타 흔들흔들 동물원 산책도 했습니다.

온몸으로 코끼리를 체험한 학생들은 이 느낌을 젊은 예술가들이 함께 하는 미술 수업에서 풀어냈습니다.

찰흙을 반죽하고, 주무르고, 붙이고, 그림을 그리고, 퀼트 천을 꿰매고.

학생들이 느낀 코끼리는 저마다 다양한 소재와 기법을 사용한 작품으로 탄생했습니다.

[김선도/인천 혜광학교 : 도구를 이용해서 표현을 했는데, 파가지고 만지면 까칠까칠하도록 느낌상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코끼리 먹이를 줄 때 그 코에서 자란 잡초 같은 털 때문에 순간 긴장했어요.]

[코끼리 코를 만지는데 손이 콧구멍 속으로 쑥 들어가버렸어요. 무진장 컸고, 그 속에서 바람이 불었어요.]

[엄정순/'우리들의 눈' 갤러리 대표· 화가 : 시각장애에 대한 폄하를 되짚어보고 그래서 과연 본다는 것이 무엇인가, 이런 문제, 이런 이야기들을 시각장애 학생들과 예술가들이 함께 창의적으로 풀어보는 프로그램입니다.]

시각장애 학생들이 마음으로 보고, 만들어낸 코끼리.

고정 관념이나 편견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본질을 꿰뚫는 예술의 힘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VJ : 오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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