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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 '반달곰의 비명'…산 채로 쓸개즙 빼내

<8뉴스>

<앵커>

멸종위기종인 반달가슴곰이 보신용으로 사육되고 있었습니다. 살아있는 반달곰에서 쓸개즙을 채취하는 장면을 SBS 취재팀이 포착했습니다.

기동취재, 이한석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고양시의 아파트 밀집지역 부근의 한 사슴 농장.

겉은 사슴 농장이지만 실제로는 반달가슴곰을 키우고 있습니다.

농장 주인에게 곰의 쓸개즙을 사러 왔다고 하니 마취주사기가 담긴 긴 대롱을 철장 속에 밀어넣습니다.

마취총을 맞은 반달곰이 비명을 지릅니다.

가슴에 선명한 반달무늬가 그려진 시커먼 짐승이 고통스러운 듯 철장 이곳 저곳을 뛰어다닙니다.

[농장업주 : (지리산에도) 히말라야산은 몇 마리 없어요. (지리산 곰들은) 전부 형편없는 것만 가지고 있는 거에요.]

불과 몇 분 뒤 약 기운에 취한 반달곰이 의식을 잃고 큰대자로 쓰러집니다.

농장 업주는 곧 초음파 검사기를 곰의 배에 대고 쓸개의 위치를 찾습니다.

쓸개의 위치를 확인하더니 손가락 길이만한 주사바늘을 가차없이 꽂습니다.

짙은 녹색의 체액이 주사기를 채웁니다.

[농장업주 : 아따 이 놈 봐라. 엄청 나오네. 얘들 세 마리가 능력이 좋아요. 좋은 놈으로 했거든요.]

반달곰들은 고통스러운 듯 거친 숨을 몰아쉽니다.

쓸개즙이 가짜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겠다며 이렇게 산 채로 쓸개즙을 뽑아내는 장면을 실제로 보여줍니다.

[농장업주 : 작업은 제가 하니까요. 말로 하는 것보다도 보는데서 다 해 드리니까.]

이렇게 채취한 곰쓸개즙은 드링크 병 하나인 100cc에 무려 500만 원을 받습니다.

[농장업주 : 원칙은 100cc 드리는데 제가 1백 한 20~30cc를 조금 더 드려야죠. 그냥 야박하게 이렇게 못 드려요.]

쓸개즙 불법채취 현장을 경찰이 급습합니다.

사슴 농장 안쪽에 철장에는 반달가슴곰 50여 마리가 갇혀 있습니다.

조금 전 곰에서 추출한 보신용 웅담입니다.

지금 왼쪽에는 마취에서 덜풀린 곰이 힘없이 주저 앉아있고, 이쪽에도 마취에 사용된 각종 도구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사무실에 들어가자 서랍마다 동물용 마취제와 주사기들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농장업주 : (살아있는 걸 그렇게 해도 됩니까?) 잡거나 웅담을 채취를 하거나 다 돼있는거예요.]

그러나 살아있는 곰에게 마취제를 투입하거나 쓸개즙을 채취하는 것은 야생동식물 보호법 위반입니다.

경찰은 업주 A 씨를 동물학대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확보한 거래장부의 내역을 토대로 구입자 명단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도심 대단지 아파트 바로 옆에서 살아있는 곰의 쓸개즙이 버젓이 거래되는 현실, G20 정상회의 개최를 앞둔 보신왕국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자화상입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위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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