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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캄보디아 총리와 친한데"…18억 사기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는 1일 캄보디아에 신도시를 건설하겠다고 속여 투자금으로 받은 돈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유모(58)씨와 육촌 여동생(52)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2천만㎡ 부지에 신도시를 개발할 테니 토지매매대금을 투자하면 엄청난 차익을 보장하겠다"고 꾀어 2007년 12월부터 2008년 5월까지 고모(42)씨 등 3명에게서 8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2008년 8월 국내 모 업체에 조감도 등 신도시의 1차 설계용역을 맡기고 용역비 10억원을 주지 않은 혐의도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캄보디아에 부동산개발업체를 차려놓고 토지매매각서를 보여주고 방송국과 예술대학 등이 들어서는 신도시를 개발할 능력이 있는 것처럼 속여 투자자를 모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보여준 문서는 땅 주인의 토지거래 의사를 확인한 것에 불과해 아무런 효력이 없지만 크메르 문자로 적혀 한국인 투자자들이 감쪽같이 속았고 설계용역업체에도 10억원 상당의 땅문서라며 용역비 대신 전달된 것으로 조사됐다.

오빠 유씨는 방송 엔지니어 출신으로 방송제작 관련업체 대표를 지낸 경력을 이용해 "디지털 방송 전환으로 국내에서 필요 없게 된 아날로그 방송장비를 가져가 미디어센터를 세우겠다"며 투자자들을 꼬드겼다.

이들은 훈센 총리와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캄보디아 최고위층과 친분이 있는 것처럼 과시하는가 하면 이명박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촬영한 것처럼 합성한 사진을 범행에 활용하기도 했다.

경찰은 "동남아 지역 부동산 시장에 관심이 국내에서 최근 늘어났지만 대부분 현지 사정에 어두운데다 그쪽 정부 역시 해외자본 유치에 적극적인 점을 이용해 총리와 사진을 찍어 사기극에 악용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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