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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포터] '일본인' 같지 않은 아사다 마오

일본 여자피겨 간판 아사다 마오(20·추쿄대)는 일본소녀보다 한국소녀 이미지에 가깝다.

아사다마 마오에게 일본인의 특성인 속마음을 감추거나 치밀하고 계산적인 면모는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국소녀들처럼 세세한 일에 둔감한 편이며 솔직하고 천진난만하다. 좋은 것은 좋다 싫은 것은 싫다고 말하며, 떡볶이와 같은 한국분식에 열광한다.

눈물도 자주 보인다. 우울한 일이 있을 때 속으로 참아내지 않고 울음으로 표출해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국제대회서 성적이 좋지 않으면 얼굴에 표시가 나고 눈망울에는 촉촉한 눈물이 맺힌다. 그리고 선수대기실에 들어가기도 전에 펑펑 울음을 터트린다.

아사다 마오와 떡볶이

25일 전북 전주 4대륙피겨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내한한 아사다 마오는 여전히 한국소녀와 같은 마음이었다.

허점 많은 필살기인 트리플 악셀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회전수 부족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고, 한국음식을 빨리 먹고 싶다는 마음도 내비쳤다.

아사다 마오는 지난 2008년 아이스쇼 참가를 위해 내한한 바 있다.

당시 아이스쇼에서는 일본국민그룹 스맙(SMAP) 멤버 쿠사나기 츠요시(이하 한국이름 초난강)가 동행해 아사다 마오와 안도 미키의 한국관광을 도왔다. 아사다 마오는 초난강과 함께 '일본 아사히 TV 한국투어(2008.10.12 방송)'에서 한국문화를 제대로 접했다.

당시 한국투어를 함에 있어서 아사다 마오와 안도 미키의 방식은 달랐다.

아사다 마오는 일본의 하라주쿠와 같은 인파로 붐비는 활기찬 '명동거리'로 향했고, 안도 미키는 조용히 쉴 수 있는 '도시 외곽 마사지가게'로 향했다.

안도 미키는 마사지 가게로 향한 이유에 대해 "내가 아사다 마오보다 연상이라 상대적으로 체력이 좋지 않다. 그래서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곳을 택했다"고 말했다.

아사다 마오가 명동을 택한 이유는 "한국의 열정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라면서 명동쇼핑에 기대감을 표했다.

명동에 도착한 아사다 마오는 들뜬 기분에 얼굴이 그대로 묻어났다. 데님 청바지를 즐겨 입는다는 마오는 한국 옷에 관심이 많았다.

분식집에서는 초난강과 함께 매운 떡볶이를 먹으며 즐거워했다. 아사다 마오는 떡볶이를 한 입 베어 물고는 한국말로 "맛있어요"라고 외치면서 "쫀득하고 달다. 매운데 계속 먹게 된다"고 말했다.

떡볶이 1.5인분을 다 먹은 아사다 마오는 아이스크림 가게 앞에 멈췄다. 달콤한 음식이 매우 좋다는 아사다 마오는 아이스크림을 열심히 핥아 먹었다. 영락없는 한국소녀들의 일상적인 모습과 같았다.

이어진 점심식사 시간에도 아사다 마오의 식욕은 왕성했다. 초난강과 함께 고기 집에서 특상갈비와 간장게장, 산낙지 등을 먹었다. 고기를 먹을 때는 상추에 버섯과 김치를 넣고 된장을 듬뿍 발라 한 입에 털어 넣었다.

간장게장을 먹을 때는 손으로 간장게장을 직접 잡고서 쪽쪽 빨았다. 초난강이 초장을 듬뿍 찍어 건네 준 꿈틀거리는 산낙지도 거부하지 않고 입에 넣어 꼭꼭 씹어 먹었다.

초난강은 아사다 마오의 털털한 성격에 대해 "어른 같은 모습이 있고, 굉장히 밝다. 뭔가 파앗 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감탄했다.

아사다 마오, 초난강 나이 묻다

일본에서는 손아래 사람이 손위 사람에게 '먼저' 나이를 묻는 것은 실례다. 그러나 아사다 마오는 달랐다.

아사다 마오는 한국투어 방송 중 초난강을 향해 뜬금없이 "내 나이의 두 배"라고 말해 초난강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일본인에게서 보기 힘든 천진난만한 행동이다.

초난강은 썰렁한 분위기를 유연하게 바꾸기 위해 "난 아사다 마오의 인생을 한 번 더 살았네. 앞으로는 좀 더 충실히 살아야 겠다"고 농담을 건넸다.

아사다 마오는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도 일본인답지 않은 솔직한 마음을 표출했다. 초난강이 단도직입적으로 질문한 "김연아를 이기고 싶은가"라고 물음에 대해 아사다 마오는 조용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이기고 싶은 마음은 아무래도 있다"고 말하면서 표정이 어두워졌다.

'피겨여왕' 김연아에 대한 공포심과 승부욕을 얼굴표정과 말투에서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일본인답지 않은 가식 없고 꾸밈없는 성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먹으면서 말할 때 입을 가리고 말하는 습관

아사다 마오의 일본인 같지 않은 면모는 또 있다. 먹으면서 말할 때 입을 기라는 버릇이다.
사실 이 습관은 한국과 일본의 오래된 공통문화예절이긴 하다. 특히 일본은 게이샤 시절 젊은 여성들이 말할 때 입을 감추곤 했다.

그러나 '현대 일본'에서는 이런 경우 거의 찾아볼 수 없다.

KBS 글로벌 토크쇼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 중인 일본 유학생 리에는 일본에서 일본여성과 제일교포의 차이점에 대해 "먹으면서 말할 때"라면서 "일교포여성들은 입에 음식에 들어가 있을 경우, 입을 가리고 말한다. 그러나 일본 젊은 여성들은 최근 입을 가리지 않고 말하는 편"라고 전했다.

아사다 마오의 입을 가리는 모습에서 일본소녀 같지 않은 면모가 제대로 엿보인 셈이다.

솔직하면서도 거리낌 없고, 매사 깊이 생각해 부정적인 고민을 하기보다는 가볍게 생각하며 긍정적인 면을 생각하는 아사다 마오.

또 두 배나 많은 세월을 살아 온 초난강에게 나이를 먼저 묻는 천진난만함을 노출하면서도 먹으면서 말할 때는 철저히 입을 가리는 예절.

일본인 같으면서도 한국인 같은 아사다 마오의 친근한 성격이다.

이충민 SBS U포터 http://ublog.sbs.co.kr/jkghdf (※ 이 기사는 '데일리안'에도 송고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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