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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포터] '농민들이 농사걱정, 판매걱정 안했으면...'

섬진강 줄기 따라 시설원예단지의 비닐하우스가 물결을 이룬다. 망덕포구에서 이어지는 861번 도로가다. 이곳은 섬진강의 온난 다습한 기후와 풍부한 일조량으로 인해 시설원예 재배의 최적지다. 깨끗한 수질에 토질 또한 사질양토의 우량 토양으로 파프리카, 토마토, 양상추, 애호박 등을 많이 재배한다.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광양 진월면 송금리 마을 들녘의 파프리카농장(대표 허원구)이다. 하우스 문을 열자 파프리카향이 코를 찌른다. 컴퓨터로 제어하는 첨단설비를 갖춘 비닐 온실이다. 인터넷만 있으면 시공간을 초월 어디에서든 농사를 지을 수 있다. 제1농장 0.5ha(약1천5백 평), 제2농장 2ha(6천50평)로 그 규모도 대단하다.


일본 유통 상인들이 파프리카 가격 쥐락펴락 


  ▲ 이곳 농장에서 수확한 파프리카는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한다.

이전에 허 대표는 애호박을 10여년 재배했다. 그러나 2009년 파프리카로 작목전환을 했다. 애호박으로는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힘들었기 때문. 파프리카는 수확량의 대부분을 일본으로 수출하기 때문에 아직은 판로와 수익에 별 문제가 없다. 허나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일본 상인들이 파프리카 가격을 쥐락펴락하기 때문이다.

"일본으로 대부분 수출을 하고 20% 남짓 농협과 정보화마을(섬진강재첩마을)을 통해 계통출하 합니다."

일본에만 의존하고 있는 파프리카는 내수시장의 개척과 수출시장의 다변화가 절실하다. 현재 파프리카 시세는 아이러니하게도 수출보다는 내수가격이 좋은 편이다.

파프리카는 육묘장의 모종을 이식하는 시기(9~10월)인 2개월을 제외하고는 연중 수확이 가능한 작목이다. 지난해 9월경에 정식한 모종이 어른 키를 훌쩍 넘게 컸다. 파프리카 묘목은 최고 5m까지 성장한다. 이런 작물의 특성 때문에 부가가치가 높다.

매출 15억 원의 부농...근로자는 모두 외국인 


  ▲ 파프리카는 분쇄한 코코아껍질과 암면을 이용해 재배한다. 


  ▲ 파프리카 묘목마다 영양라인이 연결되어 자동으로 영양공급을 해준다.

제1농장에서 생산되는 파프리카는 1년에 90톤으로 3억 원의 소득을 올린다. 파프리카 1kg의 시세는 4천원, 두 곳의 농장에서 15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부농이다. 근로자는 모두 외국인(캄보디아, 베트남, 필리핀)으로 국적도 다양하다.

허 대표는 국내 실업인구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취업이 힘든 상황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쓸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일당 5만 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해 국내 근로자를 고용하고 싶어도 이들을 선호하는 이유는 고용 안정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동부 고용지원센터에서 외국인 산업연수생들을 알선해줍니다. 숙식제공 등으로 1인당 140여만 원 이상의 비용이 지출되므로 일당으로 따지면 약 5만 원 정도 됩니다. 내국인은 이직률이 많아 그들을 선호할 수밖에 없어요."

한국 사람은 노란파프리카, 일본사람은 빨간 파프리카 더 선호

단고추로 불리는 파프리카는 단맛이 아주 강하다. 노란색의 파프리카는 단맛이 빨간색은 약간 매운맛이 특징이다. 한국 사람들은 단맛이 있는 노란 파프리카를, 일본사람들은 빨간색 파프리카를 더 선호한다고 한다.

"파프리카는 9가지 색깔이 재배됩니다. 색깔별로 맛의 차이가 있습니다."

헝가리에서 개발한 파프리카는 빨강, 흰색, 검정색 등 다양하나 국내에서는 노랑, 빨강, 주황, 초록 등의 4가지색을 주로 재배한다. 파프리카는 사과나 배처럼 날걸로 그냥 먹어도 맛있다. 노란 파프리카를 먹어보니 수분이 풍부하고 맛이 달다. 


  ▲ 파프리카는 비타민C가 풍부하고 1개만 먹어도 포만감이 생겨 다이어트에
파프리카는 비타민C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 이선희(47)씨는 파프리카는 비타민C가 풍부하고 1개만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므로 다이어트에 좋은 식품이라고 자랑했다.

"비타민C가 제일 많아요. 아침에 1개만 먹으면 오전 내내 포만감을 느껴요."

친환경으로 재배하는 광양의 파프리카는 2~3일 숙성 후에 먹어야 제맛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출하시마다 잔류농약검사를 하므로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 파프리카 농장 곁의 배추는 지난해 김장철에 출하를 못해 방치되어 있다.

농사지으면서 가장 큰 어려움이 무어냐고 묻자 유통이라고 꼬집었다.

"농민들이 농사걱정, 판매걱정...이게 문젭니다. 애호박 직거래 해봤거든요. 유통업자들이 비싸면 애원하고, 봄이 되어 농산물이 싸면 이런저런 핑계로 안 가져가요."

파프리카, 내수 수요창출과 수출다변화가 시급하다. 아직 국내에서는 좀 낯설고 값도 비싸다. 하지만 다양한 색깔에 영양성분이 풍부하고 맛도 좋다. 한국 전통음식과도 잘 어울린다고 하니 우리의 식탁에서 자주 만나게 될 날도 머지 않은듯하다.

조찬현 SBS U포터 http://ublog.sbs.co.kr/choch1104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송고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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