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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 비둘기는 어떻게 됐나요?"

피흘리는 산비둘기, 그 뒷이야기

지난번 상처 입은 산비둘기에 대한 취재파일을 쓴 뒤, 많은 분들이 저에게 메일을 통해서, 또 전화를 통해서 물어보신 것은 "그래서 그 새는 어떻게 됐나요?"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사실 저도 동영상을 보고 떠오른 두가지 질문이 '대체 왜 살아있는 새에게 그런 짓을 했을까'와 '그래서 지금 저 새는 어떻게 됐을까'였긴 했습니다.

온 털을 다 뽑힌 채 바들바들 떨고 있는 가녀린 새의 모습을 보고는 누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을겁니다.

결론적으로, 그 산비둘기는 결국 그대로 죽고 말았다고 합니다.

그 과정이 좀 안타까운데, 밀렵사건이 발생하면 발견된 동물들은 대부분 '증거물'로 경찰에 넘겨진다네요.

이 과정에서 천연기념물 같이 좀 희소한 동물은 다쳤다면 치료를 받지만, 좀 '흔한' 동물들은 그런 과정이 생략된답니다.

이때 이 산비둘기도 경찰에 '증거물'로 넘겨졌고, 그 이후 결국 살아나지 못했습니다.

공식적인 표현으로는 '폐기처분' 됐다고 합니다.

담당 경찰분은 적발 당시까지 살아있다기보다 겨우 숨이 붙어있는 상태였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야생에서 살던 새가 날개에 총을 맞고 온 몸의 털을 뽑혀서 출혈이 엄청난데다 심리적으로도 크나큰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였을테니 말이죠.

하지만 어쨌거나 병원에서 제대로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는 점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새를 밀렵했던 사람들은 남성 2명이었는데, 경찰 조사에서 밀렵을 했다는 사실을 순순히 인정했다고 합니다.

먹으려고 잡았다고 밝혔다는군요.

곧 재판을 받게될 모양인데, 역시 몇십만원 벌금형 정도를 받게 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이런 밀렵꾼들은 법의 심판을 받아도 단순히 '재수없었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는게 문젭니다.

원래 법은 2년 이하의 징역, 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돼있지만, 보통 벌금 50만 원에서 많아야 백만 원 선에서 그치게 됩니다.

또 한가지가 더 있습니다.  밀렵단속반원 한 분이 이런 하소연을 하시더군요. 단속을 하면 대부분 그 동네 사람들이라, 경찰에게 넘겨줘도 되려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물론 대부분 경찰들은 공정하게 처리하려 하시겠지만, 팔은 또 안으로 굽는다고 안 그런 경우도 없지 않아 있는 모양입니다.

거 뭐 새 몇마리 잡아 먹는다고...이렇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기도 할거구요.

결과적으로 아직 우리 사회는 밀렵에 대해서 너그럽습니다.

하지만 낙숫물이 바위에 구멍을 뚫는다고, 이런 보도에 동감하시는 분들이 하나 둘 늘어날 수록 야생동물들이 행복할 날도 더 다가올겁니다.

산비둘기의 안타까운 희생도 다른 야생동물들을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 믿고 싶습니다.

좋은 곳으로 갔길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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