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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이라는 이름, 부담되지만 자부심 있다"

신승훈 두번째 미니음반 발표…내년 20주년

공백기에 만난 신승훈은 늘 다음 음악을 고민하고 있었다. 대중은 신승훈스러우면 '발전이 없다', 변화가 크면 '예전이 더 좋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창작에 온 신경을 쏟으니 결혼을 고민할 겨를도 없다는 그에게 "후배 작곡가의 곡을 왜 받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는 부탁해도 후배들이 곡을 써오지 않더라고 웃었다. 그와 작업했던 작곡가 이현승은 "형님은 음악적인 면에서 무척 디테일하고, 멜로디 라인이 훌륭해 후배들이 곡 쓰기 부담스러운 가수"라고 답했다.

결국 신승훈은 2006년 10집까지 낸 후 결단을 내렸다. '신승훈=발라드'라는 편견과 흥행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음악을 만들기 위해 3연작 미니음반 시리즈인 '쓰리 웨이브스 오브 언익스펙티드 트위스트(3waves of unexpected twist)'를 기획했다.

신승훈은 지난해 모던록을 담은 첫 미니음반을 낸데 이어 최근 R&B를 베이스로 한 두번째 미니음반 '러브 어 클락(Love o' clock)'을 발표했다.

최근 만난 신승훈은 "자만이 아니라 내 이름에 자부심이 있다"며 "하지만 내 이름 석 자가 나를 발라드라는 장르에 가둔 것 같아 부담된다. 지금껏 록, 재즈, 하우스 등 각종 장르를 아울렀지만 히트곡이 발라드여서 '발라드의 황제'라는 타이틀을 얻었다"고 말했다. 최근 그가 불러 인기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 '아이리스' O.S.T 곡도 발라드다.

그는 "3연작 미니음반은 11집 전 완충지대"라며 "앞으로의 음악을 위한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이다. 남들은 몰라도 이번 음악은 자신에게 큰 변화다. '나 얼굴 부었지?'라고 물었을 때 모두 아니라고 해도 나만이 아는 변화가 있지 않나. 이 음악들은 내 안에서 요동친 결과물이다. 3단 필터에서 걸러낸 원액을 정제해 제공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음반을 들은 김동률, 정재형 등의 싱어송라이터들은 "형이 해야 할 일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신승훈은 이 말에 힘이 났고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

음반 수록곡들에는 사랑이 오가며 느끼는 5가지 감정이 시간 순서대로 배열됐다. 수록곡 중 '그랬으면 좋겠어'는 바람, '지금, 사랑할 시간'은 설렘, '사랑치'는 어리석음, '이별할 때 버려야 할 것들'은 버림, '온도'는 외로움을 주제로 해 기승전결이 뚜렷하다.

19년간 그의 음악이 그랬듯이 또 사랑과 이별이 주제인 이유를 물었다.

"정물화는 사물과 똑같이 그리면 찬사를 받지만, 음악은 이전 음악과 조금만 비슷해도 자기 복제, 표절 의혹을 받죠. 멜로디, 코드도 한계가 있고요. 그 안에서 19년간 다른 음악을 뽑아내는 건 고통이에요. 게다가 사랑 얘기 안에서 애틋한 다른 감정을 뽑아내는 건 더 힘들죠. 제가 가장 잘하는 걸 담은 것 뿐입니다."

그러나 현실 속 사랑은 수년째 물음표다.

그는 "사랑을 꿈꿨고 앞으로도 꿈꾼다"며 "언제 결실이 맺어질지 누구도 모른다. 개인적인 인생 계획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 내년 초까지는 힘들겠지만 노력해서 내년을 사랑을 꿈꾸는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웃었다.

19년간 '신승훈 표' 음악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 때문일까. 내년 20주년을 맞는 그는 음반 판매량 1천500만장 기록에도 "나는 국민 가수가 아니다. 현재진행형 가수다"라고 말했다.

"과거 '보이지 않는 사랑'을 부를 때 사람들은 제게 '아내, 딸, 처제'가 좋아한다고 말했죠. '국민 가수'는 남녀노소에게 인정받을 때 타이틀이었어요. 지금은 20년 후 제가 어떻게 변할지 팬들이 지켜보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종소리가 멀리 퍼지려면 종이 많이 아파야 한다'는 시 구절을 좋아해요. 이제 한 주기가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20주년 계획을 이미 세워뒀다. 지난 시간 동안 놓친 걸 추스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한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전국투어를 펼칠 예정이다. 자신의 공연 브랜드인 '더 신승훈 쇼'를 '더 신승훈 쇼-프렌즈', '〃-어쿠스틱' 등으로 확대 발전시킬 계획이다. 내년 남북이 동반 진출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이 열리는 만큼 따로 준비하는 것도 있다.

또 후배들에게 좋은 모델이 되려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제 실력있는 후배 가수들에게 자작곡도 선물할 것이라고.

"동국대학교와 콘텐츠 개발 및 인재 양성을 위한 아카데미 설립 등의 사업을 하는 것도 '왜 가요계에는 조기 교육이 없을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저도 어린 시절부터 화성악, 대위법을 배우며 조기교육을 받았다면 엔니오 모리코네 같은 곡을 썼을지도 모르죠. 원더걸스의 빌보드 진입은 높이 평가할 만한 일이에요. 앞으로는 빌보드에 진입한 가수들이 더 나올겁니다. 한국은 아시아 시장에서 파급력있는 나라니까요."

그는 12월18-20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더 신승훈 쇼-러브 어 클락'을 개최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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