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신종플루 빗장 다 뚫려 집단발병

첫 발병자, 발열감시 검역질문서 모니터링서 모두 못 걸러

강남지역의 한 오피스텔에서 하루 만에 신종인플루엔자가 집단 발병한 것은 입국과 이후 점검에서 감염자를 걸러내는 데 모두 실패했기 때문이다.

24일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에 따르면 영어 강사 일행 중 최초 감염환자로 추정되는 23세 미국 여성은 입국 당일인 16일에 증상이 시작됐다.

그러나 공항의 발열감시기는 이 여성을 놓쳤으며 검역질문서 답변을 통해서도 의심증상 사례로 걸러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는 "입국 이후에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면 발열 감시에서 확인되지 않을 수 있으며 본인이 검역질문서를 사실대로 작성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입국 후에도 이 환자가 확인되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보건당국은 위험지역에서 입국한 승객에 대해서는 입국 후 5일째에 전화를 걸어 증세가 있는지 확인하는 전화 모니터링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화 모니터링이 잘 진행되고 있다면 첫 번째 감염자로 추정되는 여성 역시 21일께 보건당국의 연락을 받았다는 뜻이 된다.

그러나 이때까지도 이 여성에게 의심증상이 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16일에 발병한 이 여성의 의심증상이 확인된 것은 함께 교육을 받던 미국인 강사(23, 여)가 국내 5번째 환자로 확인된 이후 일행에 대한 추적조사가 진행되면서다.

다섯 번째 환자가 보건소를 방문하지 않았다면 감염원으로 추정되는 환자를 확인하는 시기는 더 늦어질 수도 있었던 셈이다.

보건당국은 지금까지 발열감시 또는 기내검역, 검역질문서 작성, 입국 후 모니터링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검역.방역 빗장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번 오피스텔 집단발병 사례를 통해 이 같은 2중, 3중 빗장에도 '구멍'이 있으며 1명의 감염자가 이를 통과해 지역사회로 유입되면 무차별적으로 감염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는 강화된 검역에는 한계가 있으며 지역사회 감시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질병관리본부 전병율 전염병대응센터장은 "아무리 좋은 체를 쓰더라도 빠져나가는 게 있기 마련"이라며 "어떤 검역.방역 대책도 무결점일 수는 없지만 효과는 있다"고 강조했다.

전 센터장은 그러나 "이번 집단발병은 네 번째 환자까지와 양상이 달라 감염 확산 우려가 크다"며 "지역사회 감시와 조기발견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