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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희 "이제야 배우로 인정받은 기분"

종영 앞둔 SBS '아내의 유혹' 주연

"원 없이 화려하게 재기했고 얻은 게 정말 많아요. 하지만 감사하는 마음만 간직하고 인기 거품은 빨리 잊어 버려야죠."

'막장 드라마' 논란 속에서도 한 때 시청률 40%를 돌파하며 큰 인기를 모은 SBS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극본 김순옥, 연출 오세강)이 종영을 앞두고 있다.

모든 촬영을 마치고 29일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난 주인공 장서희는 성공 뒤의 환희를 만끽하면서도 차분함을 잃지 않은 표정이었다.

2003년 MBC 일일드라마 '인어아가씨'로 정상의 인기를 누렸던 그는 이후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3년 만의 브라운관 복귀작인 '아내의 유혹'으로 보란 듯이 다시 일어섰다.

"'인어아가씨'는 처음 맡았던 주인공이었는데 워낙 잘 됐잖아요. 그런데 그 이후 '별 볼일 없구나, 운이 좋았구나'라는 말이 나와 이번에 다시 오기가 나서 죽기 살기로 했어요. 이제야 배우로 인정받고 입지를 굳히게 된 것 같아요."

타 방송보다 이른 시간에 방송되는 SBS 일일극이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방송된 '아내의 유혹'은 장서희의 또 다른 복수극이라는 이미지 등으로 방송 전에는 우려의 눈길도 없지 않았다.

"처음에는 너무 불안해서 잠도 잘 못 잤어요. 시청자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걱정돼서 속앓이도 많이 했고요. 하지만 시청률을 떠나 연기만큼은 녹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죠. 100% 완벽했다는 건 아니지만 온 열정을 쏟아 최선을 다해 후회는 없어요."

'아내의 유혹'에서 장서희는 남편에게 버림받은 착한 여자 구은재, 복수의 화신 민소희, 그리고 다시 구은재로 돌아오면서 '3단 변신' 연기를 보여줬다.

그는 "초반 은재를 연기할 때는 울기만 해서 심적으로 힘들었는데 민소희는 당당하고 활기차서 재미있었다"며 "가장 마음에 들고 편안한 것은 포용하고 용서하는 성숙한 인간인 요즘 은재"라고 말했다.

"과거처럼 한가지 모습만 보여준 게 아니라 선과 악을 다 보여줄 수 있어서 연기나 외적으로도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요. '인어아가씨' 때는 임성한 작가님의 그늘이 컸는데 이번에 배우로서 인정을 받은 것 같아 기뻐요."

이처럼 '아내의 유혹'은 장서희 일생의 큰 전환점이었던 '인어아가씨'에 버금가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 작품이다.

그는 "두 작품은 엄마, 아빠처럼 누가 더 소중하다고 말 못할 만큼 부모님 같은 작품"이라고 말했지만 인기에 대처하는 자세는 '인어아가씨' 때와는 달랐다. '인어아가씨' 이후 겪었던 시행착오를 발판 삼아 빨리 비워내고 초심을 찾겠다는 것.

"'인어아가씨' 때는 마냥 좋기만 하고 인기가 영원할 것만 같았어요. 또 늦은 나이에 성공해서 인기를 이어가야 한다는 스트레스도 있었죠. 이번에는 자만하면 안될 것 같아요. 쏟아지는 칭찬에 감사하는 마음만 간직하고 다시 오디션을 보던 시절의 마음으로 돌아가려고요."

'아내의 유혹'은 장서희를 한결 더 단단하고 여유롭게 만들었다. 이번 작품으로 과거의 성공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한 것에 대한 자신감이자 한 단계씩 계단을 밟아온 것에 대한 자부심 때문이다.

"제가 아역과 무명시절을 거쳐 한 계단씩 올라온 게 후배들에게도 본보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31살에 주인공을 처음 해보고 '인어아가씨' 이후 몇 년 후에 또 이렇게 좋은 작품을 만났잖아요. 노력만 하면 노력이 기회를 부르고 시간이 좀 더뎌도 이렇게 할 수 있다고요."

끝으로 장서희는 "연기하면서 은재를 사랑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했다"며 "다음 작품에는 내가 은재였다는 것을 잊을 수 있는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또 다른 변신을 예고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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