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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혈관 질환 예방? 아스피린, 모르고 먹으면 '독'

아스피린의 두 얼굴

아스피린이 개발된지는 100년이 넘었다. 감기 몸살에 걸렸을 때도, 허리가 아플 때도 아스피린 한 알이면 금방 효과를 보았다. 서양에서는 아스피린은 꼭 몸에 지니고 다녀야 할 약 중의 하나로 지금까지 각광 받고 있다.

1978년 아스피린의 또 다른 효과가 발표됐다. 아스피린에 혈소판 억제 기능이 있어 꾸준히 복용 할 경우,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가 캐나다에서 성공한 것이다. 아스피린의 판매량이 증가된 시기는 이 때부터는 아니지만, 이것이 아스피린을 일반인에게 적용하는 계기가 된건 분명하다.

아스피린은 500mg짜리와 소아용으로 개발된 100mg짜리가 있는데, 이 베이비 아스피린이 심혈관질환 예방 뿐만아니라 뇌졸중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쏟아졌다.

하지만, 반대의 연구 결과도 쏟아지기는 마찬가지였다.

혈관에 혈전이 형성돼 혈관을 막아 심혈관 질환과 뇌졸중(뇌경색)이 발생하는 데, 아스피린은 혈소판이 혈전을 형성하는 걸 막는다.

문제는 혈소판은 출혈된 부위에 딱지(thrombus)를 형성해서 더 이상의 출혈을 막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아스피린 복용 자 중에 위염, 위장관 출혈, 뇌출혈의 빈도가 높아졌다. 1978년 이후 30년이 지났지만, 아스피린의 심혈관 질환 예방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논란은 진행 중이다.

논문의 현황이 이렇다면, 교과서는 어떤지 살펴보자.

심혈관 질환 교과서는 1990년대 40대 이상 일반인이 복용하면 심혈관 질환 예방효과가 있다고 기술했다가, 2002년 심혈관 질환의 중등도 이상의 위험인자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만 위험대비 권장할 만하다고 기술했고, 2004년 심혈관 질환의 중등도 이상의 위험인자를 갖고 있는 남자에게만 권장한다고 했다.

최신판엔 여성의 경우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권장 할 지를 유보한다고 했다.

심혈관 질환 예방목적으로 아스피린을 권장할 수 있는 대상은 위에서 살폈듯이 점점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아스피린의 판매량은 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4년 부터 꾸준이 증가해, 올해엔 4년전에 비해 두배 이상이 팔렸다.

얼마전 모 제약회사는 일간지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사람은 아스피린이 심혈관 질환예방 효과가 있다는 걸 모르고 있다면서, 적극 홍보 할 계획이고 아스피린 판매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11월 일본의 한 대학에서 아스피린에 대한 대규모 연구가 발표됐다. 저용량 아스피린이 심혈관 질환 예방효과가 없었고, 츨혈성 위험성도 없었다는  결과였다. 하지만 올해, 미국의사협회와 미국심장학회는 WHO에 '아스피린을 인류의 모든 사람이 꾸준히 복용할 수 있도록 캠패인을 하자"고 제안했다.

100년이 넘은 아스피린에 대해 확실한 건 심혈관 질환이나 뇌졸중을 현재 앓고 있거나 알았던 사람에겐 출혈성(위장관 또는 뇌)위험이 있더라도 유익하다는 것 뿐이다.

그 외에는 모두 논란 중이다.

난 아스피린을 복용하다 손쓰지도 못하고 죽어간 뇌출혈환자를 드물지 않게 봐왔다.

나 역시 그 뿐이다.

 

[편집자주] '따뜻한 감성의 의학전문기자' 조동찬 기자는 의사의 길을 뒤로 한 채 2008년부터 기자로 전문언론인에 도전하고 있는 SBS 보도국의 새식구입니다. 언론계에서 찾기 힘든 의대 출신으로 신경외과 전문의까지 마친 그가 보여줄 알찬 의학정보와 병원의 숨겨진 세계를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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