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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맞은 국회의원-경찰 '진실게임' 양상

현역 국회의원의 집에서 발생한 절도 사건과 관련, 의원측과 경찰 측이 최초 신고된 도난 물품의 내용과 수사의뢰 철회 여부를 놓고 진실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어 이를 둘러싼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17일 오전 3시께 마포구에 거주하고 있는 한나라당 비례대표 강성천 의원의 집에 도둑이 침입하면서부터.

사건을 조사 중인 마포경찰서는 10일 강 의원의 집에서 현금 155만원, 수표 1천600만원 등을 합쳐 모두 1천755만원 상당의 현금과 고급 시계, 1캐럿 상당의 다이아몬드 반지 등이 도난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강 의원 측이 설명자료를 통해 밝힌 도난 품목은 경찰이 파악한 도난 품목과는 거리가 멀다.

강 의원 측은 자신의 지갑에 있던 10만원권 수표 5장과 현금 10만원, 함께 지내던 처제의 가방에 있던 500만원권 수표 1장 등 현금 930여만원과 고급 시계 1개이며 다이아몬드 반지는 도난당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반지의 도난 여부에 대해 경찰은 "최초 사건 신고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지구대 측 보고서에는 분명히 다이아몬드 반지가 도난 품목에 올라있고 강 의원측이 경찰에서 최초 진술할 때도 다이아몬드 반지가 포함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 의원 측은 "도난당한 금품의 대부분은 미국에서 일시 귀국한 처제의 소유로, 공직자 재산등록에 포함되지 않은 명품 시계와 다이아반지 등을 도난당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직후 경찰에 신고했다가 강 의원이 신고를 철회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양측 주장은 엇갈린다.

경찰은 "강 의원의 처제가 도난당한 수표 번호를 알려달라는 요구에 `수표번호를 어떻게 아느냐. 귀찮게 하려면 수사하지 말라'는 식으로 말해 피해 상황을 적극적으로 설명해주지 않아 수사를 진행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앞서 9일 경찰 관계자는 수사를 진행할 방침임을 밝히면서도 "피해 당사자가 수사의뢰를 철회하면서 피해 상황을 적극적으로 설명해주지 않는다면 수사를 진행하기 힘들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강 의원 측은 "경찰 모 인사가 사건과 관련된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지 않도록 해달라며 `기자들이 사건에 대해 취재해오면 도둑이 들어오다 개 짖는 소리에 놀라 도망갔다고 얘기하라'고 말해 부탁받은 대로 기자에게 말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측은 강 의원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경찰에서 왜 그런 얘기를 하겠느냐"며 부인하고 있어 사건을 둘러싼 궁금증만 증폭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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