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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쿨한 김민기 "굿바이, 지하철 1호선"

<8뉴스>

<앵커>

15년 동안 쉬지 않고 달려왔던 연극 '지하철 1호선'이 당분간 운행을 멈춥니다.

극단 '학전'의 대표 '김민기'씨를 주말 인터뷰에서 이주형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지금도 거리에서 불리는 '아침이슬'과 '상록수' 같은 노래로 70년대 저항 문화를 상징했던 김민기씨가 대학로에 둥지를 튼 건 1991년입니다.

작사작곡가, 음반·공연연출가로 정치권력과 불화를 빚다 농사를 짓기도 했던 그가 극단 대표가 된 뒤 처음 만든 뮤지컬이 한국 사회의 현실을 그린 '지하철 1호선'입니다.

국내 최장기인 15년 동안 70여 만 명 관람, 4천 회 정규 공연이 끝나가니 아쉬울 법도 한데 김 대표의 반응은 덤덤 그 자체입니다.

[김민기/'지하철1호선' 연출, 극단 학전 대표 : 제가 만족을 못하니까 그것이 만족스러울 때까지 계속 그걸 붙잡고 있을 수밖에 없고 뭐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특별한 감회나 그런 것은 없고, '시간이 많이 지났구나!' 이제 그런 생각은 들고.]

[김민기/'지하철1호선' 연출, 극단 학전 대표 : (예전에 나왔던 배우들이 가끔 연락도 하고 합니까?) 네, 가끔 연락 오고 그러는데 뭐 다들 워낙들 유명해진 친구들도 있고 다들 바쁜가 봐요. 그런 모습이 제 입장에선 보기가 아주 흐뭇하고 좋죠.]

설경구, 황정민, 조승우, 방은진.

이들이 바로 '지하철1호선'의 주인공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김대표가 생각하는 진짜 주인공은 '지하철1호선'이 다루고 있는 소시민, 소외계층입니다.

[김민기/'지하철1호선' 연출, 극단 학전 대표 : 전 그 사람들이 돈이 없다 뿐이지, 돈의 기준을 떠나서 우리 사회 전체를 구성하는 아주 단단한 요인들의 한 명 한 명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늘 자신을 미련하다고 하는 김 대표는 요즘엔 돈 안 되는 어린이 공연에 밤잠을 설쳐가며 힘을 쏟고 있습니다.

[김민기/'지하철1호선' 연출, 극단 학전 대표 : 문화산업, 콘텐츠 이런 낱말들이 저 같은 경우에는 상당히 불편해요. 금방 돈으로 환산되고 금방 관객으로 환산되고, 그렇게 해서는 그 상상력들을 계속 차단하고 가둬놓는 것이지.]

김대표는 '지하철 1호선'이 계속 자신을 괴롭히는 골칫덩어리 자식 같다면서도 내년에 '지하철 1호선'의 21세기 버전을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공개 모집하고 있습니다.

[김민기/'지하철1호선' 연출, 극단 학전 대표 : 쟁이들은 소재가 있고 뭐가 이유가 있고 그러면은 거기에 손을 안 댈 수가 없어요. 그게 팔자에요.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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