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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는 기본, 외국어는 필수! 요즘 아이돌은..

하반기 가요계 접수! 아이돌 그룹 음악차트 50% 장악

2008년 하반기 가요계는 아이돌 그룹이 장악했다.

멜론, 도시락 등 각종 음악차트 상위권을 빅뱅, 원더걸스, FT아일랜드, 샤이니, 2AM, 2PM 등 10대~20대 초반 젊은이들이 모인 아이돌 그룹이 50% 가량 장악하고 있다. 음반판매 집계 차트인 한터차트 주간순위도 18일 1위 빅뱅, 3위 샤이니, 5위 FT아일랜드가 차지했다.

한국음악산업협회가 집계한 상반기 음반 판매량 20위권에 소녀시대, 원더걸스, 슈퍼주니어, 빅뱅의 태양 네팀이 선전한 것에 비해 하반기에는 아이돌 그룹의 약진이 더 뚜렷하다.

'텔 미(Tell Me)'가 전국민적인 히트곡이 됐듯이 "아이돌 음악은 10대용", "노래는 못하고 얼굴만 내세운 비주얼 그룹"이라는 편견도 이젠 옛말이다.

"한국 대중음악 시장은 아이돌 천하"라며 쏠림 현상을 개탄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요즘 아이돌 그룹이 H.O.T, 젝스키스, 핑클, S.E.S 등 1990년대 그룹보다 한층 진화했다는데 이의를 제기하기는 힘들다.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부터 3~4년간의 트레이닝을 받아 어린 나이에 데뷔하지만 노래, 춤, 악기 연주, 작곡 등에서 개별 멤버들이 실력을 쌓은 덕택이다.

아이돌 그룹이 대중 음악시장을 주름잡는 '대세'로 떠오른 배경을 살펴봤다.

◇라이브는 기본, 작곡· 연주도 척척

아이돌은 이제 남의 곡에 입만 벙긋거리는 '앵무새'라는 선입견에서 자유로워지고 있다. 춤을 추며 라이브로 노래하는 것은 더 이상 칭찬받을 일도, 자랑거리도 아니다.

10대 밴드인 FT아일랜드는 2집에서 멤버들이 참여해 기타, 베이스, 드럼 녹음을 했고 3집부터는 자작곡을 넣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 6월 일본 인디 레이블을 통해 직접 연주해 녹음한 미니음반을 발표하고 3개월 간 일본 클럽을 돌며 활동했다.

빅뱅 역시 리더 지-드래곤의 자작곡 '거짓말', '바보', '하루하루' 등을 히트시키며 음악성 있는 대표 아이돌 그룹으로 떠올랐다. 동방신기 멤버들과 원더걸스의 예은이도 작곡 공부에 한창이다.

최근 만난 지-드래곤은 "처음에는 힙합을 기반으로 우리에게 맞는 옷을 찾는 과정이었고, 지금 선보이는 시부야케이(澁谷係) 장르가 우리가 찾은 옷"라며 "후렴에서 강한 멜로디를 넣어 빅뱅 스타일로 완성했다. 여러 장르를 흡수해 음악적인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 팀→콘텐츠 세포분열

빅뱅은 단일 팀이지만 하나의 콘텐츠로 여겨지지 않는다. 태양은 솔로가수, 탑은 드라마, 승리는 뮤지컬, 대성은 뮤지컬 및 오락 프로그램을 누비며 '원 소스 멀티 유즈'의 모범 사례가 되고있다.

슈퍼주니어는 트로트를 선보이는 슈퍼주니어-T, 발라드를 부르는 슈퍼주니어-K.R.Y, 중국을 무대로 활동중인 슈퍼주니어-M, 밝고 신나는 노래를 하는 슈퍼주니어-Happy까지 한 그룹에서 여러 팀으로 쪼개 활동한다. 또 멤버 최시원은 영화, 이특은 라디오 DJ, 신동과 강인은 오락 프로그램에서 종횡무진이다.

음반기획사가 데뷔시킨 아이돌 한 팀은 10개, 20개 콘텐츠로 확장이 가능한 시대가 됐다.

SM엔터테인먼트의 김은아 과장은 "멤버의 다재다능함을 보여주기 위한 기획이었다"며 "트로트, 발라드, 댄스 등 여러 장르가 가능한 폭넓은 음악성을 가진 팀이라는 이미지가 생겼고, 전방위적인 활동을 통해 영향력도 커졌다"고 평가했다.

◇10대 멤버 주류, 팬연령층 확장

1986~1988년생인 동방신기는 멤버 전원이 20대에 접어들었다. 10대로 구성된 신입들에 비하면 '늙었다'라는 우스개 소리도 나온다.

빅뱅은 현재 18~21살이지만 2006년 데뷔 시절 전 멤버가, 여성 5인조 원더걸스는 16~20살로 지난해 데뷔 당시 모두 10대였다.

뒤를 이은 샤이니는 15~19살, 유-키스는 14~19살로 역시 10대. 2PM에는 우영· 준호· 찬성, 2AM은 조권· 정진운이 10대다. 연령대가 한계단 더 내려갔다.

젝스키스와 핑클을 배출했고 현재 SS501의 소속사인 DSPent의 김기영 이사는 "아이돌이 음악적으로 성숙한데다, 연상연하 커플이 받아들여지는 풍토가 되면서 폭넓은 연령대의 여성들이 10~20대에게도 이성적인 호감을 느끼며 음악을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샤이니가 연상녀를 타깃으로 '누난 너무 예뻐'를 발표했고 히트한 것도 실례다.

JYP엔터테인먼트의 정욱 대표는 "아이돌 1세대, 2세대에 열광했던 소녀 팬들이 20~30대가 됐다"며 "당시의 관성을 갖고 성장한 팬들이 새 얼굴에 정을 주고 있다. 2PM 팬 중에도 '예전에 god, 신화 팬이었다'는 누나들이 많다"고 말했다.

◇다국적 멤버, 외국어는 필수

슈퍼주니어의 중국인 멤버 한경, 2PM의 태국계 미국인 닉쿤, 유-키스의 한국 혼혈 홍콩인 알렉산더는 외국인 멤버들. 이밖에 2PM의 재범과 택연, 유-키스의 케빈과 일라이는 미국 시민권자 혹은 영주권자다.

동방신기와 SS501은 개인 교습과 일본 활동을 통해 일본어에 능통하며, 슈퍼주니어와 2PM에는 중국어에 능한 멤버도 있다.

정욱 대표는 "국내 음악시장의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다, 한류에서 성공 사례를 경험했기에 요즘 아이돌은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기획한다"며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는데 가장 큰 장애물인 언어와 문화 차이를 애초부터 뛰어넘으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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