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치욕을 견디는 글쓰기' 지금 한국은 김훈 열풍

<8뉴스>

<앵커>

최근 서점가에서 가장 잘 팔리는 작가라고 하면, 단연 김훈 씨를 떠올리게 되는데요.

독자들은 왜 김훈에 열광하는가? 문학계간지 가을호들이 일제히 분석과 비판을 내놨고 이주형 기자가 소설가 김훈 씨를 만났습니다.

<기자>

바로 이 사람, 왜 김훈을 읽는가?

평론가 김영찬 씨는 김훈의 소설이 IMF 이후 먹고 사는게 급선무가 된 3~40대 대중들의 불안과 무력감을 안쓰럽게 긍정하면서 공감을 얻었다고 평했습니다.

'칼의 노래', '남한산성', 모두 겉으로는 전쟁 이야기이지만 실은 살아남기 위해 수모와 치욕을 견뎌야하는 인생 이야기라는 건데, 이를테면 이런 대목입니다.

[강한 자가 약한 자에게 못할 짓이 없고 약한 자 또한 살아남기 위해 못할 짓이 없는 것이 옵니다.]

[김영찬/문학평론가 : 김훈의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거든요. 그 속에서 대중들은 나만 그런 것이 아니고 인간이란 존재 자체 그런 것이다. 어떤 보편주의적 환상을 가지게 돼죠.]

[김훈/소설가 : 밥 벌어먹고 매일매일 사는 일상은 비루한 것이 아닙니다. 그건 비루한 게 아니에요. 그것은 아주 어쩔 수 없는 것이죠.]

하지만 한 계간지는 비판적 시각도 실었습니다.

정여울 씨는 김훈이 칼의 노래든 남한산성이든 뭘 쓰던 간에 결국 자신만의 철학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했습니다.

[정여울/문학평론가 : 똑같이 눈물 흘리고 피 흘리는 인간 동물일 뿐이구나, 이런 의식이 칼의 노래에서 계속 변주된 김훈식의 세계관인데 그런 것들이 너무 많이 반복되지 않았나.]

김훈 씨는 김훈스럽게 대꾸했습니다.

[김훈 : 그게 옳은 소리인지는 알겠는데 난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받아들일 수 도 없고, 옳다고 해서 그 길을 따라갈 수는 없는 것이죠. 나의 나의 길을 갈 뿐이죠.]

집필실 안에는 그만의 자전거 여행을 위한 각종 지도가 한가득 펼쳐져 있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