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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권 받으려 노숙도 불사, 왜?…'돈'의 경제학

소장가치 높은 일련번호 붙으면 '웃돈 거래'…가격 폭락 가능성도

<8뉴스>

<앵커>

새로운 디자인의 1천 원권과 1만 원권 유통을 이틀 앞두고 한국은행 앞의 진풍경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액면 가치가 아닌 화폐 자체의 가치가 빚어내는 현상인데요.

그 속사정을 최선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골판지 바닥에 침낭 하나.

비닐을 엮어 바람을 막으면 그나마 훌륭한 잠자리입니다.

오는 월요일, 1천 원과 1만 원권 새 돈을 먼저 받으려는 사람들로, 번호표에다, 구역별로 반장까지 정했습니다.

[강의태(1-50번 반장) : 새치기가 지금 많습니다. 내부 분열이 일어날까봐 조직위원회같은 걸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돈 때문에 나온 사람들입니다.

[한덕순(22번, 이틀째 노숙) : 하루에 돈 만 원 벌기도 힘든 우리들이 이렇게 와서 30만 원 받아가니까. 나까지 포함해서 5명까지 만들라고 해서. (화폐 수집하시는 분이 그러신 거예요?) 그렇죠.]

새 돈이 이렇게까지 가치있는 것일까?

그 비밀은, 국문이나 영문 세 자리, 그리고 7자리 숫자로 조합된 이 일련번호 안에 담겨 있습니다.

가장 먼저 나왔다는 A. A. A.

여기에다 숫자가 1234567 또는 같은 수가 일곱 개라면 소장가치가 커집니다.

[김병원/화폐수집상 : 똑같은 번호가 연결돼 있다면 몇십만 원 하죠. 7777이라는 것은 딱 한 장 밖에 없잖아요. 그러니까 누구나 그것을 갖고싶어 하죠.]

그래서 1번부터 100번은 한국은행 영구 보관, 10000번까지는 경매에 부쳐 수익금은 좋은 일에 쓰고, 줄을 서서 받는 돈은 10001번에서 30000번까지입니다.

올해 이렇게 열기가 뜨거워진 것은, 지난해 5천 원 신권이 나올 때, 이른바 '대박'을 터뜨린 사람이 있어서입니다.

[화폐수집상 : 작년에 한 아주머니가 하루 꼬박 기다려서 10001번 탄 거예요. 80~100만 원 정도 갑니다.]

그냥 A 3개만 붙어도 1만 5천 원. 앞번호라면 3만 5천 원 정도에 거래됩니다.

그러나 인터넷의 등장, 편지의 몰락으로 우표 수집과 거래가 거의 사라진 것처럼, 화폐 거래 또한 기꺼이 돈을 내고 수집하는 사람보다 웃돈만 노리고 사들이는 사람이 많아지면 가격이 폭락할 수 있는 엄연한 시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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