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뉴블더] '맹견 탈출' 재난 문자에…"개 혐오증" 분노한 수의사

어제(8일) 오전, 대전에서 맹견 70마리가 탈출했으니, 즉시 대피하라는 재난 문자가 발송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문자를 받고 시민들은 깜짝 놀랐는데요.

알고 보니, 개가 탈출한 건 맞았지만 맹견이 아니었고, 마릿수도 얼마 안 됐습니다.

그런데 이게 왜 맹견 70마리까지 불어나서, 재난 문자 전송으로 이어진 걸까요?

[인근 주민 (SBS 8뉴스, 어제) : 애들이 전화 왔더라고 엄마, 애들이 친구들이 전화 온다고 조심하라고.]

어제 오전, 맹견이 70마리나 탈출했다는 재난 문자를 본 구민들은, 불안에 떨었습니다.

그런데, 사건의 실상은 겨우 소형견 3마리가 탈출한 거였습니다.

심지어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견주가 탈출한 개들을 모두 포획한 상태였습니다.

알고 보니 허위신고가 들어왔던 거였는데요.

견주는 울타리를 쳐놓고, 진돗개와 소형견 등 30여 마리를 키우고 있었는데, 평소 개들이 자주 탈출해 인근 주민들의 불만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 주민이 개 3마리가 탈출해 밭을 파헤치자 못마땅하게 여겨 '개 70마리가 탈출했다'고 신고를 한 겁니다.

여기에 구청은 신고 내용 중 '개 70마리'를, 임의로 '맹견 70마리'라고 표현을 바꿔 재난 문자로 발송하면서 혼란이 커졌습니다.

결국 이 사건은 이렇게 소동으로 끝나는 듯했지만, 논란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수의사가 동구청이 개를 맹견으로 임의로 바꿔 재난 문자를 보낸걸, 우리 사회에 만연히 퍼진 개 혐오증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선 겁니다.

설채현 동물훈련사 겸 수의사는 자신의 SNS에, '재난 문자가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창구인데 담당자가 "임의로 맹견이라고 쓸 수 있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또, "심각한 문제라 생각한다"며,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개 공포증과 혐오증이 그대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도대체 이런 분위기는 누가, 왜, 어떻게 만들어진 건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대전 동구청은 안전을 당부하려고 '개'를 '맹견'으로 표현했다고 해명했는데요, 또, 허위 신고자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문이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