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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천년고도', Z세대의 핫플 된 핵심이 박물관? [스프]

[종횡만리, 성시인문(縱橫萬里 城市人文) ⑥] 시안(西安)

한재혁 중국본색
지난 4월 16일 세계 인터넷 대회(World Internet Conference; 世界因特網大會)의 디지털 실크로드 발전 포럼이 시안(西安)에서 개최되었다. 중국이 주도한 이 행사는 천년고도이자 육상 실크로드의 시발점인 시안을 미래 디지털 경제의 핵심 도시로 발전시키고자 마련되었다.

시안은 서주(西周)부터 진(秦), 한(漢), 당(唐) 등 13개 조대(朝代), 총 1100년간 수도로써 호경(鎬京), 장안(長安), 서경(西京) 등으로 불리면서 중국 정치와 경제의 중심지 역할을 하였으며, 서역과의 교류의 간두(竿頭) 역할을 했었다.

진시황(秦始皇)의 아방궁(阿房宮)이나 병마용(兵馬俑), 양귀비(楊貴妃)의 화청지(華淸池) 등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역사 속의 고대 도시가 지금 과학 기술과 인터넷을 통한 뉴실크로드의 번영을 꿈꾸며 환연일신(煥然一新)하고 있다. 시안이 중심이 되는 샨시성(陝西省) 지역의 작년 디지털 경제 규모는 전체 GDP의 40%를 돌파하여 총 1조 4,000억 위안(한화 약 260조 원)을 기록했다.

'장안 삼만리' 포스터. 출처 : 바이두
디지털 시안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촉발시킨 것은 작년 7월 중국 전역에서 개봉된 중국 국산 애니메이션 영화 '장안 삼만리(長安三萬里, 창안싼완리)'이다.

이 영화는 당나라 시기 시인(詩人)들 간의 스토리를 다룬 역사물이자 러닝타임 2시간 48분이나 되는 긴 분량의 장편임에도 4,400만 명의 관객과 18억 위안(한화 약 3,400억 원)이 넘는 박스오피스 매출을 기록하며 중국 역대 애니메이션 흥행 성적 2위에 랭크되었다.

영화는 시인이자 검남서천(劍南西川) 절도사였던 고적(高適)이 '안록산의 난' 후 토번(吐蕃)의 공격으로부터 임지를 방어하는 장면으로 시작하여, 그와 이백(李白), 두보(杜甫)와의 교유(交遊)를 회상을 통해 묘사하고 있다. 당시(唐詩) 48수가 영화 속에 소개되고 왕유(王維), 맹호연(孟浩然), 왕창령(王昌齡) 등 24명의 시인들이 등장한다.

영화 속 고적, 이백, 두보 캐릭터
영화의 흥행 요인은 먼저 작화의 수준이나 영상 플레이 면에서 기술적, 미학적으로 세계적 기준에 손색이 없고, 책을 통해 멀게만 느껴졌던 1300년 전의 시인들이 친근한 애니메이션 속의 젊은 청년 캐릭터로 현신하여 현대 중국의 젊은 세대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인생과 우정, 이상의 추구, 국가와 사회라는 화두를 던지며 스토리 속으로 빨려 들게 했다는 데에 있다고 하겠다.

특히, 성당(盛唐) 시기의 화려한 도시와 이를 배경으로 한 문화와 예술을 AI 등 첨단 기술을 동원한 3D의 다채롭고 박진감 넘치는 영상으로 재현하였다. 영화를 감독한 쩌우징(鄒靖)은 등장인물에 대한 재해석, 이백과 고적 간의 감정 묘사, 현대 사회에서도 맞닥뜨릴 수 있는 문제를 다루었다는 점을 성공 원인으로 분석했다.

SNS상의 시안
영화 자체의 인기 못지않게 사회, 경제적인 후속 영향과 효과도 컸다. 개봉 직후부터 영화 속 당시(唐詩)들을 수록한 시집 매출이 3,000퍼센트나 오르고, 영화 속 배경과 관련된 시안(西安) 대당불야성(大唐不夜城)나 우한(武漢) 황학루(黃鶴樓) 등지에는 관광객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었다.

특히 중국에서 Z세대로 불리는 젊은 층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하고 샤오홍슈(小紅書) 등 SNS에 글과 사진을 올리고 퍼 나르면서 화제를 증폭시켰다. 그 결과 작년 시안을 방문한 국내외 관광객 수와 관광 수입은 전년 대비 각각 33%와 65% 증가한 2억 7,000만 명과 3,350억 위안(한화 약 60조 원)에 달했다.

대당불야성, 시안 성벽, 시안 미식
최근 Z세대들이 시안을 많이 찾는 이유는 밀가루나 양고기, 돼지고기가 많이 사용되는 현지 특색의 다양한 시베이(西北) 먹거리(小吃)도 들 수 있고,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이 2006년부터 연출하기 시작한 대형 야외 무대극 '장한가(長恨歌)'도 들 수 있겠으나, 가장 인기 많은 핫스팟(打卡点)은 다른 곳 아닌 박물관이다.

최근 중국의 박물관들은 과거의 고리타분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참신(嶄新)한 면모로 변신하고 있다. 시안박물관(西安博物院), 비림박물관(碑林博物舘), 진시황제릉박물관(秦始皇帝陵博物院) 등 시안의 주요 박물관들은 '알리바바 클라우드(阿里雲)', '넷이즈 야오타이(網易瑤臺)' 등의 테크 기업들과 협력하여 전시물들을 관람자들에게 VR, AR 등을 통해 입체적으로 체감토록 하고, 메타버스 박물관(元宇宙博物館) 공간을 별도로 만들어 참여자들이 진나라나 당나라 때로 돌아가 역사의 현장 속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장한가' 공연 시안박물관 AR 체험 뉴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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