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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레이블, 사실은 공장에 가깝죠"…제발 환상에 돈 쏟지 마세요 [스프]

[교양이를 부탁해] 아이돌 육성시스템의 비밀 (ft.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

 

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임희윤 교양이를 부탁해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 아티클입니다>
교양이 노트
- 하이브는 "레이블 쇼핑 중"
- K-POP 멀티레이블은 "사실은 공장에 가깝죠"

하이브라는 굉장히 큰, 우리나라에서 K-POP을 선도하는 가장 큰 가요 기획사,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산하에 여러 개의 레이블 음반사가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어도어이고요. 민희진 대표가 뉴진스를 기획하고 제작해 낸 레이블이죠.

뉴진스는 음악적으로 신선한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제가 예전에 '뉴진스가 날린 솜털 강펀치에 K-POP계가 휘청거렸다'라는 표현을 썼었는데 지금까지 K-POP, 특히나 잘된 K-POP들은 공통점이 마라맛이라는 거죠.

칼군무, 그리고 음악적으로는 어떤 드라마틱하고 후렴구, 훅이 굉장히 세고 후크 송이라는 거 그런 것들이었는데, 뉴진스는 굉장히 편안하고 너무 쿨하고 그런 거죠. '우리 꼭 너희가 주목 안 해도 돼, 그냥 우리가 즐거워서 하고 있는 거야' 약간 이런 느낌 있잖아요. 그냥 약간 끝을 놔버리는 느낌.

임희윤 교양이를 부탁해
예를 들면 뉴진스의 초기 곡들을 들어보면 지금껏 이어 왔던 K-POP의 하이텐션 트렌드가 아니라 약간은 로우텐션 트렌드 같은 것들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요새 '이지 리스닝'이 유행이라고 하는데 저는 '이지 싱잉'이라고 부르고 싶어요. 그러니까 고음을 친다든가 아니면 랩을 정말 막 세게 한다든가 이렇다기보다는 그냥 흘려버리는 거죠. 지금 이 뉴진스라는 그룹을 가지고 하이브라는 쉽게 얘기하면 모기업과 그리고 어도어라고 하는 자회사가 충돌을 벌이는 K-POP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민희진ㅣ어도어 대표
"뉴진스 잘돼도 존중이 없잖아. 견제만 하고 키워줄 생각 안 하고 써먹을 생각만 하고 이런 회사에 어떻게 믿음을 갖냐."
"민희진은 왜 배신하냐, 무슨 *소리야. 자기들이 배신하고. 내가 이렇게 * 같이 일했는데..."
 

'레이블 쇼핑'하는 거대 엔터사의 속내

하이브 같은 경우에는 좀 독특하게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서 시작을 했죠. 방탄소년단이 너무나 폭발적인 성장을 단기간에 하는 바람에 결국에는 상장을 하게 됐습니다. 상장을 하면서 주주들의 염려는 한 가지죠. 방탄소년단에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매출의 90% 이상이 달려 있기 때문에 리스크가 굉장히 크고 군 입대 이슈도 있었죠.

그때 마침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싱글 차트 1위까지 차지하면서 굉장히 큰 성공을 거뒀고 자금 흐름이 좋아졌고 레이블 쇼핑이 가능해진 상황이었죠. 레이블 쇼핑으로 아주 단기간에 방탄소년단의 매출 비중을 거의 30%대까지 내릴 수가 있었어요. 그런데 이 하이브 형태의 멀티레이블은 좀 빠른 시간에 리스크를 분산하고 뭔가 사세를 확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루어진 측면이 강하지 않나 이런 의심이 들어요.

임희윤 교양이를 부탁해
Q. 멀티레이블에서 고도화라는 거는 뭘 바라보고 있는지?

레이블이라는 게 보통은 해외 이른바 선진국 사례 같은 경우에는 자생적으로 좀 소규모로 레이블이 시작되어서 그것들이 커져가는 그런 구조입니다. 그러니까 10년, 20년 이렇게 쌓인 레이블들을 보통 인수를 하게 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 레이블들의 색깔이 있고 레거시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K-POP이라는 것이 사실 아이돌 댄스 그룹 중심인 거잖아요. 그러니까 음악 장르가 그렇게 다채롭지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까는 사실 레이블별의 어떤 뚜렷한 색깔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희미해졌고 서로의 차별성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보장하기는 힘들어졌죠. 오히려 어떻게 보면 그 멀티레이블 시스템을 갖춘 이후에 각자의 색깔이 더 돋보이도록 장려하는 게 하이브의 지향하는 바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그 지향이 사실 지향만 했지 아직까지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이런 사태까지 벌어질 수 있는 배경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드네요.

Q. 그러면 레이블 간의 경쟁도 엄청 심하겠어요.

굉장히 심하죠. 맞아요. 서로 밀치면서 경쟁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기획 방향도 겹치고, 제작 방향도 겹치고, 홍보 방향도 겹치고, 소비층 타깃도 겹치고. 이렇게 되니까는 뭐 서로 밀칠 수밖에 없는 거죠. 서로 비교하게 되고 그리고 실제로 경쟁을 좀 조장하는 측면도 있고요.
 

K-POP에 멀티레이블이 적합할까

Q. K-POP이라는 하나의 장르를 다루는 데 있어서 멀티레이블이 적합한가에 대한 좀 의문이 있는 것 같아요.

이 K-POP판 한강의 기적은 3~4년 사이에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아요. 2018년, 2019년 이때 방탄소년단이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을 하기 시작했고 2020년에 다이너마이트라는 곡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하면서 정말 단기간에 이루어졌거든요. K-POP이라는 장르 자체가 굉장히 좁은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양적인 팽창이 너무 단기간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것에 대해서 대비할 만한 시간도 없었어요. '이렇게 시장은 큰데 멀티레이블인데 왜 이렇게 다양성이 없나'라고 질타하기에는 상황 자체가 너무 급박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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