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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노소 전부 다 만족해야 한다…그런 게 있을까요? [스프]

[와인의슾] 프랑스 남부 론 와인, 샤토네프 뒤 파프(Chateauneuf-du Pape) (글 : 이영라 대표)

이영라 와인의슾
몇 해 전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을 모시고 우래옥에서 가족 식사를 했다. 진하고 깊은 육향의 묵직한 육수에 백김치가 어우러진 평양냉면을 좋아하시는 아버지, 달달하고 촉촉한 불고기를 좋아하는 사위와 조카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외식 장소였으니 40분 정도 대기 시간은 전혀 불만이 될 수 없었다.

단 한 가지 복잡한 조율(?) 사항이라면 중후한 바디감을 즐기시는 아버지, 과실향이 풍부한 레드를 선호하는 어머니, 적당한 산도와 스파이시한 와인을 즐기는 형제자매들과 가족 식사를 하면서 섬세한 평양냉면, 달달한 불고기와도 어울림이 좋은 와인을 찾아내는 것이었는데, 고민의 결론은 남부 론, 그중에서도 교황의 와인이라는 샤또네프 뒤 파프(chateauneuf-du-Pape)였다.

'교황의 새로운 성'이라는 뜻의 샤또네프 뒤 파프는 중세시대부터 프랑스 남부 아비뇽 인근에서 교황을 위한 와인을 생산하던 지역이다. 이 지역에 분포된 둥근 자갈돌 갈레(galets)는 낮 동안에는 뜨거운 열기를 머금었다가 밤이 되면 천천히 방출하면서 해가 없는 밤에도 포도에 온기를 준다.

일종의 온돌 효과랄까. 뿐만 아니라 샤또네프 뒤 파프는 10가지 이상의 다양한 토질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그르나슈(Grenache), 시라(syrah), 무르베드르(Mourvedre)를 포함한 13가지 뚜렷한 개성을 지닌 품종들을 키워낸다. 또한 이 지역은 연중 미스트랄이라는 강력한 바람의 영향을 받는데, 갈레는 미스트랄로부터 포도나무를 보호하고, 토양의 침식과 다양한 질병을 막아준다.

이영라 와인의슾
13가지 뚜렷한 개성을 지닌 포도들이 조화를 이루어 복합적이고 아름다운 와인이 탄생시키는데, 이는 카베르네 쇼비뇽보다는 편안하고, 피노 누아 보다는 바디감이 있으며 실키한 탄닌감을 드러낸다.

기분 좋은 산도가 이어지면서 중후한 바디를 가지고 있으나 무겁지 않고 딸기, 블랙체리, 레드오렌지 같은 강한 과실 아로마를 지나 호두나 정향, 흑후추, 민트 등의 시원하고 알싸한 매력까지 갖추고 있으니 모두의 needs를 충족시키는 '조화(화합)의 와인'이라고 할 수밖에. 특히 달달하고 촉촉한 불고기와 고소한 메밀면에 곁들여진 과실미와, 산도는 더할 나위 없는 조합이었고, 육향 진한 평냉 육수도 와인의 스파이시함으로 개운하고 깔끔하게 마무리되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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