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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텐트 들추고 "나가라"…파리서 '올림픽 청소' 논란

<앵커>

올림픽을 앞둔 프랑스 파리에서는 노숙인들이 시 외곽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노숙인들은 어디로 가야 하냐고 묻고 있습니다. 사회적 청소를 하는 거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파리 곽상은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둠이 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 경찰이 휴대전화 조명을 비추며 거리 위 텐트들을 살핍니다.

안에 사람이 있는 걸 확인하자, 어서 텐트를 치우고 떠나라고 지시합니다.

[경찰 : 이해했습니까? 질문이 있으면 기관 사람들이 안내해 줄 겁니다.]

사람들은 서둘러 소지품과 이불 등을 챙겨 자리를 뜹니다.

이런 식으로 순식간에 20여 개의 텐트가 치워집니다.

파리시는 노숙자 지원을 강화하고, 이민자를 분산 수용하기 위한 통상적인 정비 활동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노숙인들과 시민단체의 시각은 다릅니다.

[엘리아/시민단체 '유토피아 56' 회원 : 올림픽을 앞두고 파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회 정화' 작업의 일환입니다.]

올림픽에 대비해 노숙자들을 강제 이주시키는 이른바 '사회적 청소'를 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관광객들에게 노숙자들의 모습을 숨기려 한다는 겁니다.

[노숙자 : 경찰은 올림픽 때문에 우리에게 이곳을 떠나라고 하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여기에 정부와 계약을 맺고 노숙자들에게 임시 거처를 제공해 온 파리 일대 저가 숙소들이, 올림픽 특수를 기대해 공급 계약을 속속 파기하고 있습니다.

노숙자 임시 숙소마저 빠르게 줄고 있는 겁니다.

[오렐리/시민단체 '동전의 다른 면' 회원 : 파리에서 최근 몇 달간 거의 매주 노숙자 퇴출 작업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입니다.]

30만 명대 규모인 프랑스의 노숙자 상당수는 아프리카나 중동에서 온 불법 이민자들로 알려졌습니다.

세계인의 축제 올림픽이 이들에게는 시련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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