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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원주 역사박물관 소장 양기훈 작품 도난…4개월째 행방 묘연

양기훈의 '노안도' 1점 도난 신고...소장품 관리 부실 지적도

원주역사박물관 전경, 도난당한 양기훈 필 노안도(사진=문화재청, 원주역사박물관 제공, 연합뉴스)
공립박물관이 소장 중이던 석연(石然) 양기훈(1843∼?)의 그림이 도난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지 4달이 지나고도 그림의 행방을 찾지 못하자 박물관의 소장품 보관과 안전 관리에 허점이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8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강원 원주시에 있는 공립 박물관인 원주시역사박물관은 지난해 말 '양기훈 필 노안도(蘆雁圖)' 1점이 사라졌다며 문화재청에 도난 신고를 했습니다. 

도난당한 그림은 갈대와 기러기를 함께 그린 '노안도'입니다. 가로 36.5㎝, 세로 154㎝ 크기에 벽에 걸거나 말아 둘 수 있는 족자 형태로 돼 있습니다. 

박물관 측은 지난 2000년 초 이 그림을 구입해 유리 진열장 안이 아닌 전시실 벽에 걸어두고 상설 전시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난 당한 양기훈 필 노안도(사진=문화재청 제공, 연합뉴스)

박물관 측은 지난해 11월 20일에서 12월 8일 사이에 그림이 사라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주변 CCTV 영상을 보며 박물관을 다녀간 사람을 확인했으나, 도난과 관련한 명확한 증거나 흔적은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물관 관계자는 "전시실 안에 CCTV가 있기는 하나 '양기훈 필 노안도'가 전시돼 있던 장소를 정확히 비추는 화면은 없다"라며 "경찰에 신고한 뒤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뒤늦게 도난 사실이 알려지자 학계 일각에서는 박물관의 관리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원주역사박물관 전경(사진=원주역사박물관 제공, 연합뉴스)

익명을 요구한 한 박물관 관계자는 "과거 박물관에서 도난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최근 사례는 드물다"며 "원주시역사박물관은 공립으로 운영되는 만큼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원주시역사박물관 측은 "소규모 인원으로 운영하다 보니 현장 관리 인력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외부에 노출된 유물을 옮기고 내부 수장고 관리도 거듭 확인하고 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한편, 옛 산수화에서 자주 쓰는 소재였던 노안도는 노후의 편안한 삶을 뜻하는 '노안'(老安)과 음이 같아 이를 기원하는 그림으로 인기가 많았는데, 특히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 평양을 거점으로 활동했던 양기훈은 노안도의 전통적인 소재와 양식을 따르면서도 그만의 독자적인 화풍을 드러낸 그림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석연 양기훈(사진=한국미술사학회 제공, 연합뉴스)

(사진=문화재청 제공,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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