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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막 테스트해?" 유세소음 기준은 '인간 마지노선' [스프]

[뉴스스프링]

총선 유세, 소음
올해도 '귀가 아프다'는 분들 많습니다.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차량 선거 유세가 한창이어서 그렇습니다. 선거운동의 자유도 있지만, 국민의 쾌적한 생활도 중요합니다. 둘 사이에 적절한 균형이 이뤄져야겠지요. 소음에 대한 감수성이 저마다 다르다 보니 어떤 분은 '참아야죠 뭐…'라고 하시지만, 또 다른 분은 '못 살겠다'며 고통을 호소합니다. 전국 단위의 선거가 있을 때마다 매번 반복되는 일입니다.

무슨 상황인데?

차량 유세에는 소음 허용 기준치가 있습니다. 스피커로부터 1m 떨어진 곳을 기준으로 127데시벨(dB)입니다. 해당 기준치가 국회에서 어떻게 정해졌는지는 잠시 후 말씀 드리고, 우선 차량 유세 현장에 나갔던 얘기부터 해보겠습니다. 취재진이 최근 5일장이 열린 시장을 찾아갔습니다. 유권자들이 대거 한 곳에 모이는 5일장을 그 지역 후보가 놓칠 리가 없죠. 같은 장소에서 여야 후보가 시간을 나눠 차량 유세를 펼쳤습니다.

사실 유세 현장에서 소음을 측정하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취재진이 소음측정기를 들고 돌아다니면 금세 소리를 줄여버리기 때문입니다. 소리 줄이는 데 3초도 안 걸립니다. 뭔가 이상한 낌새가 나타나면 바로 차량을 빼고, 명함 돌리는 유세로 작전을 바꿉니다. 다행히 차량 유세 현장 바로 맞은편에 있는 과일가게 사장님이 눈에 잘 띄지 않는 자리를 빌려주셨습니다. 취재진은 과일 박스 위에 소음측정기를 올려놓고 한참을 재봤습니다. 차량으로부터의 거리는 대략 15m였습니다.

측정치는 얼마나 나왔을까요? 한 후보 측은 최고 100데시벨을 찍었습니다. 유세 음악과 사회자의 고성이 뒤섞이면서 소음은 계속 100데시벨 안팎을 기록했습니다. 상인들은 표정을 찡그렸습니다. 귀를 때리는 소음에 고통스러워했습니다. 상인 한 분은 "손님과 대화가 안 된다"고 불만이었습니다. 지지를 호소하는 유세는 2시간 내내 이어졌습니다. 이제 끝났나 싶더니, 곧이어 다른 후보의 더 큰 유세 차량이 들어왔습니다. 이 후보 측의 스피커는 음량을 더 크게 올렸는지, 최고 105데시벨이 측정됐습니다.

좀 더 설명하면

근처 주민이 선관위에 민원을 넣으면 어떻게 될까요? 대개 "문제없다"는 반응이 돌아옵니다. 주민들로서는 황당할 따름입니다. 너무 시끄럽고 못 견딜 것 같아서 전화를 했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니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선관위가 차량 유세 현장에서 직접 소음을 측정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선관위는 선거운동 시작 전, 각 후보들로부터 차량 유세 확성장치의 정보를 제공받고 일종의 '합격 스티커'를 나눠줍니다. 확성장치가 127데시벨을 넘지 못한다는 시험성적서만 있으면 됩니다. 그래서 현장 소음은 들어보지 않고 "문제없다"는 답변만 하는 겁니다.

문제없는 게 맞을까요? 127데시벨이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서, 취재진은 차량 유세가 아닌 다른 곳에서 소음을 측정해 보기로 했습니다. 서울 김포공항 근처에서 비행기 착륙 소음으로 악명 높은 한 아파트 단지를 찾아갔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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