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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6천여 명 심층 조사…"북한에서 세습 불만 여론 커져"

백두혈통 세습에 대한 평가 (사진=연합뉴스)

북한에서 김일성 일가의 세습에 대한 불만이 늘고 있음을 시사하는 탈북민 결과가 공개됐습니다.

통일부는 2013년부터 2022년까지 탈북한 북한이탈주민 6천351명에 대해 심층면접 조사 결과를 담은 '북한 경제·사회 실태 인식보고서'를 발간했는데, 이같은 조사결과가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백두혈통 세습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2000년 이전 탈북민의 경우 22.7%에서 2016년에서 2020년 사이 탈북한 주민들의 경우 54.9%까지 높아졌습니다.

보고서는 세습의 정당성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만성적인 경제난으로 북한 당국의 무임금·무배급이 장기화하면서, 식량을 시장에서 조달하는 주민들도 많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붕괴한 배급제는 회복되지 않아 2016년에서 2020년 사이 탈북한 이들의 72.2%는 식량배급을 받은 경험이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공식 직장에서 노임과 식량배급을 모두 받지 못했다는 응답은 2000년 이전 탈북민도 33.5%로 꽤 높았지만, 이후에도 계속 상승해 2016년에서 2020년 사이 탈북한 사람들은 50.3%가 이렇게 응답했습니다.

직장의 식량배급 및 노임 지급 여부 (사진=연합뉴스)

배급제 붕괴에도 북한에서 하루 세끼를 먹었다는 답변은 '2000년 이전' 탈북자 32.5%에서 '2016년에서 2020년 사이 탈북자' 91.9%로 많이 늘었는데, 이는 식량을 시장에서 조달하는 주민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쌀·강냉이 조달 방법은 장마당에서 구매했다는 답변이 67.7%에 달했습니다.

응답자의 93.6%는 북한 거주 당시 '장사를 해야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답변했습니다.

형식적으로는 국영기업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개인이 임차하거나 수수료를 내고 운영하는 기업, 이른바 '사회주의 모자를 쓴 기업'도 대폭 확대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북한 거주 당시 외국 영상물을 시청했다는 응답은 2000년 이전 탈북자의 경우 8.4%에 그쳤으나 2016년에서 2020년 사이 탈북자는 83.3%로 확대됐습니다.

주로 본 영상물은 '중국 영화·드라마'가 71.8%로 가장 많고 '한국 영화·드라마'가 23.1%로 뒤를 이었습니다.

시장화와 외부정보 유입에 맞서 김정은 정권의 통제는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탈북 전 3∼4년간 사회 감시·통제 정도에 관해 2011년 이전 탈북민은 50.7%가 강화됐다고 응답했는데, 2012년 이후 탈북민은 같은 응답이 71.5%로 늘었습니다.

거주지에서 감시·가택 수색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비율도 2000년 이전 탈북민은 16.4%였지만 2016년에서 2020년 사이 탈북민은 51.3%로 급증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2020년까지 북한에서 탈출한 주민의 증언을 분석한 것으로, 북한이 코로나19로 국경을 봉쇄하고 통제를 강화한 이후 상황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통일부는 그동안 탈북민 면접조사 결과를 '3급 비밀'로 분류해 비공개해 왔는데, 이번에 비밀을 해제하고 보고서로 공개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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