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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탐사②] 부인·자녀·지인에게 수상한 월급…다시 회장 계좌로

<앵커> 

이 건설사의 자금 흐름을 수사 당국이 살펴본 결과 이상한 점이 발견됐습니다. 회사 일을 하지도 않은 회장의 가족과 지인들에게 거액의 급여가 지급되는가 하면 그 돈이 다시 회장 계좌로 들어가 주식 투자 등에 사용된 정황이 나온 겁니다.

이 내용은 화강윤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문제의 건설사와 함께 계열사들이 모여 있는 경기 시흥시의 한 건물. 

이 회사는 전국 수십 곳에 오피스텔 사업을 추진하면서 시행사를 30개나 세웠습니다.

이 가운데 한 시행사의 대표 자격으로 수년 간 37억 원의 급여를 받은 A 씨, 알고 보니, 오 회장의 아내입니다.

[○○건설 전 직원 : (오회장의 아내는 회사에서 일을 하신 건가요?) 아니요 아니요. 전혀 얼굴도 보기 힘든 분이었죠.]

[○○건설 전 직원 : 다른 데서도 근무를 하셨다 라는 얘기를 들은 적은 없습니다.]

이 건설사 임원으로 실제 근무한 30대 초중반의 아들과 딸은 각각 계열사 9곳과 4곳에도 임원으로 등재됐는데 아들과 딸, 두 사람에게 지급된 급여만 57억 원에 달합니다.

또 다른 계열 시행사 대표로 수년간 7억 원의 급여를 받은 B 씨, 취재팀이 확인한 결과 이 건설사 근처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해 왔던 오 회장의 지인이었습니다.

[B씨/시행사 전 대표 (오 회장 지인) : (급여를 7억 정도 받았더라고요? 실제로 일은 하지 않으시고 받으신 거잖아요?) 제가 모르겠고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검찰은 오 회장이 가족과 지인 등 20명을 계열사 29곳에 허위 또는 중복등재해 급여 명목으로 239억 원, 그리고 분양 업무도 하지 않은 가족과 지인, 직원들에게 분양 대행 수수료 명목으로 111억 원, 모두 352억 원을 횡령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이렇게 가족과 지인들에게 지급된 돈 대부분은 다시 오 회장의 개인 계좌로 흘러들어 왔는데, 이 가운데 120억 원가량을 외국 주식에 투자했다가 100억 원 가까이 날리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취재팀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어렵게 오 회장을 만났습니다.

우선, 횡령 혐의를 부인하면서 사업 초기 토지 매입 비용 등으로 들어간 개인 자금을 회수한 것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회수된 자금의 대부분을 다시 계열사들에 투입해 공사대금 등으로 썼다고 주장했습니다.

[오 모 씨/○○건설 회장 : 걔들 급여 책정해 갖고 돈 더 나간 거 하나도 없습니다. 전부 다 회사 이자 내고….]

억울하다고 항변하기도 합니다.

[오 모 씨/○○건설 회장 : (경찰이) 사전에 들어간 것을 빼는 것만 횡령으로 다 잡고….]
 
또, 수 분양자들이 4년 넘게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대규모 상가 미분양으로 자금난이 시작되면서 빚어진 결과라며 사재를 쏟아 넣어가며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오 모 씨/○○건설 회장 : 제가 갖고 있는 개인적인 재산도 모두 다 매각을 했어요. 제 개인자산이나 마찬가진데. 저희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의 자산을)….]

검찰은 오 회장에게 징역 10년에 벌금 10억 원을 구형했고 오는 16일, 1심 선고 공판이 열립니다. 

<앵커>

저희 SBS 취재팀은 취재과정에서 오 회장을 둘러싼 또 다른 의혹들도 확인했는데, 내일(2일) 8시 뉴스에서 관련 보도 이어가겠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최대웅, 영상편집 : 오영택, 디자인 : 김정은·서동민,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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