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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목소리로 "투표하지 말라"…알고 보니 '가짜'

<앵커>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는 올해, 인공 지능으로 후보자의 가짜 영상이나 목소리를 만들어, 선거를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는데요.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목소리로, 예비 선거에 투표하지 말라는 전화가 유권자들에게 걸려왔는데, 알고 보니 조작된 음성이었습니다.

워싱턴 남승모 특파원입니다.

<기자>

현지시간 오늘(23일) 열리는 미 민주당과 공화당의 뉴햄프셔 주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둔 지난 주말, 바이든 대통령을 사칭한 자동 음성 전화가 뉴햄프셔 유권자들에게 걸려왔습니다.

평소 바이든 대통령이 즐겨쓰는 말투로 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하더니 이번 경선에 투표하지 말라고 권합니다.

[바이든 미 대통령 음성 위조 전화 :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우리는 투표가 중요한 시기, 민주적인 투표의 가치를 알고 있습니다. 11월 선거를 위해 당신의 표를 아끼는 게 중요합니다.]

이어 이번에 투표하는 건 트럼프와 공화당을 돕는 일이라며 중요한 건 본선 투표라고 강조합니다.

본선 투표의 중요성을 내세워 교묘하게 경선 참여를 막고 있는 겁니다.

[바이든 미 대통령 음성 위조 전화 : 이번 화요일 (뉴햄프셔 예비선거)에 투표하는 건 단지 공화당이 원하는 대로 트럼프를 후보로 다시 뽑도록 할 뿐입니다. 여러분의 투표는 이번 화요일이 아니라 11월에 변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백악관은 해당 전화는 가짜라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카린 장 피에르/미국 백악관 대변인 : 분명히, 그에 대한 언급은 조심하고 싶습니다만, 그 전화는 가짜이며 (대통령이) 녹음한 게 아닙니다.]

앞서 민주당은 첫 경선지를 뉴햄프셔가 아닌 사우스캐롤라이나로 정해, 민주당에겐 이번 경선이 큰 의미가 없는 상태입니다.

반면, 공화당의 경우 뉴햄프셔에서 트럼프와 헤일리가 경합 중이어서 무당층이나 민주당 성향 유권자들이 투표에 나서지 않을수록 트럼프에게 유리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측은 즉각 해당 전화와의 관련성을 부인했습니다.

경선을 하루 앞두고 가짜 전화가 논란이 커지자, 뉴햄프셔 주 당국은 주 유권자를 억압하려는 불법적 시도로 보인다며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오정식, 영상편집 : 김병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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