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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랗게 된 물…하천 옆 고지대에 유해물질 보관 허가?

<앵커>

얼마 전 경기도의 한 하천 물색이 파랗게 변해버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근처 창고에 불이나 보관하고 있던 유해물질과 소방수가 섞여 하천으로 쏟아졌기 때문인데요, 피해가 커진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장세만 환경전문기자가 긴급 점검했습니다.

<기자>

화성시와 평택시를 잇는 관리천에 가보니 여전히 하천물 색깔은 청록색에 가깝고, 제방을 쌓아둔 곳마다 처리해야 할 오염수가 가득 차 있습니다.

[정장선/평택시장 (지난 15일, 브리핑) : (이번 사고를) 수습하고 복구하기 위해서는 몇백억 원 더 나아가 1천억 원 이상의 막대한 비용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오염 물질이 흘러든 것은 여기서 800m 떨어진 한 화학물질 보관창고에서 난 화재 때문이었습니다.

쌓여 있던 유해물질이 불을 끄느라고 뿌린 엄청난 양의 소방수와 합쳐지면서 하수관을 타고 하천에 쏟아진 것입니다.

불이 난 창고는 인근보다 높은 지대에 있고, 하천으로 향하는 지천과의 거리도 400m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지난 2019년 한강유역환경청은 이 업체에게 '유해화합물 보관업' 인허가를 내줬습니다.

[김현정/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해당 업체 입지는) 2차 환경 피해를 부를 수밖에 없는 위치입니다. 대규모 유해물질을 사용하는 부지로서 어떻게 인허가가 났는지 (의문입니다.)]

환경청은 SBS의 질의에 "지자체인 화성시에 입지 적정성 판단을 요청했지만, 기한 내 회신이 없어 법령에 저촉되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화성시는 "최종 권한은 애초부터 한강유역청에 있다"며 화살을 돌렸습니다.

[경기도 산하기관 관계자 : 한강청에서 화성시 쪽으로 협의를 할 순 있는데 최종 허가를 내고 안 내고는 한강청에서 판단한다고 합니다.]

정부는 사고 시 유해물질 유출을 막기 위해 대규모 산업단지에는 유해물질을 가둬두는 저류시설을, 중소업체 시설에는 '집수정'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화재 업체도 집수정이 있었지만, 유해물질 취급 용량에만 맞춰서 설치한 탓에 불을 끌 때 나온 엄청난 양의 소방수까지 더해진 오염수 분량을 감당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환경단체들은 사고 시 환경 피해의 우려가 없는지 사업장 위치부터 꼼꼼히 따져 인허가 여부를 판단해야 하고, 또 중소업체의 집수정 용량 기준도 좀 더 현실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이소영,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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