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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남북관계 끊어내는 김정은, 그런데도 '동족' 외쳐야 하는 이유는

[N코리아 정식]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해말 당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가 적대적인 교전국 관계로 고착됐다며 사실상의 남북관계 단절을 선언한 이후 북한의 대남공세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북한은 경의선과 동해선 남북 연결 도로에 지뢰를 매설하고, GP(비무장지대 초소)를 콘크리트로 복원하는가 하면,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에서 사흘 연속 포사격을 실시했습니다. 김정은은 대한민국을 처음으로 ‘주적’으로 지칭하면서 초토화를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김정은은 지난 15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한발 더 나아갔습니다. 대한민국이 주적이라는 내용을 헌법에 넣어야 한다고 했고, ‘삼천리 금수강산’ ‘8천만 겨레’와 같이 남북을 동족으로 간주하는 말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북한 역사에서 “통일, 화해, 동족이라는 개념 자체를 완전히 제거해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최고인민회의에서 시정연설 하는 김정은

김정은은 또, 남북교류의 상징이던 경의선의 북측 구간을 회복불가한 수준으로 완전히 끊어놓으라고 지시했습니다. 경의선의 남북 연결 도로에 지뢰를 매설하는 수준을 넘어 경의선 도로와 철로의 북측 구간을 아예 황폐화시킬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평양 남쪽에 있는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을 철거하라고 했는데, 이 또한 이례적인 조치입니다. ‘조국통일 3대헌장’은 7·4 남북공동성명과 고려연방제 통일방안, 전민족대단결10대강령으로 김일성의 통일업적을 지칭하는 것인데, 김일성의 업적까지 철거하면서 남북관계 단절에 나서겠다고 나온 것입니다.
 
대남 담당 기구들도 된서리를 맞았습니다. 통일부의 대화 상대였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남북 교류와 경협을 담당했던 민족경제협력국 금강산 관광을 담당했던 금강산국제관광국이 폐지됐고, 노동당에서 남북관계를 담당해 왔던 전문부서인 통일전선부도 외무성으로 축소 통합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북한이 지난 1일 최선희 외무상 주재로 대남기구 폐지 협의회를 열었는데 이 회의에 리선권 통일전선부장이 멤버 중의 하나로 참석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대한민국’이라고 부른 이유


김정은이 이렇게 남북을 교전국으로 규정하고 완전한 관계단절에 나서면서, 북한이 남한을 ‘대한민국’으로 부른 의도가 명확해졌습니다.
 
북한이 남한을 처음으로 ‘대한민국’으로 부르기 시작했을 때 2국가 체제를 지향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면서도 다소 모호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2국가 체제를 지향한다면 앞으로는 서로 관심을 갖지 말고 따로 살자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데, 북한의 실제 행동은 그와는 달리 대남 전쟁 준비와 무력통일 위협 등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김정은이 남북을 교전국 관계로 규정하면서 이러한 모호성이 사라졌습니다. 남북이 서로 다른 2국가이긴 하지만 전쟁 중에 있는 관계인만큼, 한쪽이 다른 쪽을 무력으로 정복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전쟁 중에 있는 나라끼리 교류 협력을 한다는 것도 맞지 않고, 같은 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부각하는 것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 김정은의 주장인 것입니다.

 

김정은은 왜?

그렇다면, 김정은은 왜 남한을 완전한 적대국으로 만들고 남북 간 모든 연계를 끊어버리려고 하는 것일까요?
 
새해 들어 집중되고 있는 대남 공세를 보고 북한이 전쟁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도 한반도가 1950년 6.25 전쟁 때만큼이나 위험해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정말 전쟁을 할 생각이 있다면 이렇게 공개적으로 전쟁 준비와 무력통일을 떠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북한이 공개적으로 전쟁을 부르짖으면 우리도 더욱더 긴장하고 대비를 할 수밖에 없는데, 상대가 철저히 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쟁을 시작하는 것은 승산이 없는 게임입니다.

김정은은 실제로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먼저 전쟁을 시작하지는 않겠다는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명백히 하건대 우리는 적들이 건드리지 않는 이상 결코 일방적으로 전쟁을 결행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 김정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지난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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