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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결혼 안 하면 일도 안 한다?…'미혼 사회' 맞춤형 직장은

<앵커>

화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올해도 결혼을 피하는 우리 사회 분위기 잘 짚어 봐야겠습니다. 미혼율이 높아지는 게 우리 사회 노동력에 미치는 타격을 구체적으로 분석한 연구가 나왔네요?

<기자>

출산이 줄어들면서 인구가 줄어서 노동시장이 타격을 받는 것 외에도 솔로가 많은 사회가 되는 것만으로도 노동시장에 확연한 영향이 있다는 겁니다.

결혼을 안 하게 되면 사람들은 일을 더 적극적으로 할까, 아니면 일을 덜 할까.

이게 남녀의 차이가 뚜렷한데요.

남성은 지난 10년 동안의 평균을 봤을 때 30세에서 54세까지 이른바 핵심 노동 연령층에서 기혼 남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과 고용률, 보시는 것처럼 미혼 남성들에 비해서 각각 13%p와 16%p씩 더 높았습니다.

차이가 크죠.

가정을 꾸린 남성은 96%.

사실상 거의 전부가 일을 하고 있든 찾고 있든 노동시장 안에 들어와 있습니다.

미혼남들에 비해서 일하는 시간도 확연히 더 길었습니다.

바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남성은 일단 결혼을 하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면서 적어도 54세까지는 쉬지 않고 돈을 버는 모습이 확연하다는 겁니다.

반면에 미혼은 재충전을 하거나 공부를 좀 더 해서 몸값을 높이는 기간을 갖거나 아니면 그냥 쉬는 것도 좀 더 자유롭죠.

또는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남성들이 결혼에 이르지 못했다는 측면도 있겠지만요.

아무튼 기혼율이 높아지면 남성의 노동은 확연히 지속적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미혼이 늘어나는 지금 사회에서 남성 노동력은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앵커>

남성들과 반대로 여성들의 경우에는 미혼율이 늘어나는 게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여성들이 증가한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여성들은 미혼들의 경제 활동 참가율과 고용률이 보시는 것처럼 기혼보다 훨씬 더 높습니다.

그리고 경제 활동을 하더라도 미혼의 노동시간이 더 깁니다.

그러니까 기혼 여성은 가정을 돌보면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비율이 높다는 거죠.

미혼 남녀끼리 놓고 보면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비율에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이렇게 결혼 여부에 따라서 노동력 공급에 격차가 생기고 또 미혼이기만 하면 남녀의 차이가 거의 없는 것은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라는 게 한국은행의 설명입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특징이 있었습니다.

미혼남들이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 비율이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고요.

반대로 여성은 기혼 여성들이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 비율이 높은 편이어서 결혼 여부에 따른 차이가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들보다 더 생겼다는 겁니다.

결국 미혼이 늘어서 노동 시장에 참여하는 남성이 줄고 여성은 늘어나면 상쇄되는 효과가 있겠는데요.

어느 쪽의 영향이 더 컸냐.

지난 10년을 보면 미혼 여성의 노동 공급이 늘어나는 것보다 미혼 남성의 노동 공급이 줄어드는 폭이 좀 더 컸습니다.

결국 미혼율이 올라가는 그 자체가 출산율을 떠나서 봐도 노동시장에 타격이 됐다는 겁니다.

여기에 장기적으로 출산율 감소까지 종합적으로 계산하면 한국의 노동 공급이 줄어드는 속도는 더욱 빨라집니다.

한국은행 연구진이 제시한 몇 가지 시나리오 중에서 보면요, 미혼 인구의 비중이 늘어나는 속도가 보시는 것처럼 비교적 완만하게 진행되는 비교적 긍정적인 점이 있는 시나리오에서도 우리 핵심 노동층의 경제 활동 참가율은 딱 11년 뒤, 2035년을 기점으로 점차 줄어들게 됩니다. 

<앵커>

혼인율과 출산율 높이려는 노력은 물론 계속해야겠습니다만, 당장 미혼 인구가 늘면서 발생하는 노동력 감소에도 대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기자>

한국은행 연구진도 바로 그 점을 지적했습니다.

가정에 대한 책임이 없는 미혼들도 계속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중의 하나 예로 든 게 좀 더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하는 게 앞으로 더욱 중요할 거라는 분석입니다.

그러니까 사무실에 장시간 머물러야 하고 조직문화가 좀 경직적이고 이런 산업이나 직종에서는 일하려는 사람이 점점 더 줄어드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고요.

조직문화에서도 다양성을 포용하고 좀 재택근무 같은 형태를 늘리는 직장들이 이미 미혼율이 높은 이른바 MZ세대들에게 인기가 높은 상황을 주목해야 한다는 거죠.

기혼자들 측면에서 보면 아이가 있는 기혼 여성이 밖에서 경제활동도 하는 비중이 아이가 없는 기혼 여성보다 더 낮을 뿐만 아니라 그 격차가 지금 보시는 것처럼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유자녀 기혼 여성이 경제 활동까지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노력 필요하다는 게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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