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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식단 챙기기가 사치인 직장인, 식당밥으로도 40kg 감량 가능하다고?

[귀에 빡!종원] [올해꼭!프로젝트] 다이어트 편 - 두 번째 이야기

스프 귀에빡종원
입사 초기 저를 보셨던 시청자가 10년 후에 저를 TV에서 보셨다면 못 알아보셨을 겁니다. 10년 사이 체중이 50kg 넘게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왜 살이 쪘는지는 전편(▶ 40대 아재의 40kg 감량기... 낮밤 바뀐 3년 동안 어떻게 했을까?)을 참고하면서 타산지석으로 삼길 바랍니다.

여러 번의 다이어트 시도를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그때마다 요요가 오면서 살이 오히려 더 찌고, 그다음 다이어트는 더 힘들어졌습니다. 그러다가 뉴욕 특파원 시절 건강에 빨간불이 들어왔고 또 한 번의 대대적인 다이어트에 돌입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빨간불'이 들어온 만큼 이번에는 실패하면 안 됐습니다. 벼랑 끝에 선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어떻게 해야 살을 더 찌게 만드는 요요 없이 진짜로 살을 뺄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마트를 갔는데 제 눈에 들어온 단어가 있었습니다. 바로 KETO(키토)입니다. 식품 코너 어디를 가든 여기저기에 대문짝만 하게 KETO라고 쓰여 있는 제품들이 널려 있는데, 이때 처음으로 KETO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편에서 16:8 간헐적 단식을 다루며 '음식을 어떻게 먹었느냐'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오늘은 '그래서 무엇을 먹었느냐'를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KETO(키토)란?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탄수화물 섭취를 극단적으로 낮추고 나머지 칼로리를 지방과 단백질 위주로 채우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키토제닉 다이어트로 알려져 있죠. 기존에 저탄고지 다이어트와의 차이점이라면, 저탄고지보다도 키토가 탄수화물을 더 엄격히 제한한다는 겁니다.

미국에서는 이 KETO(키토)가 이미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보니, 기존 탄수화물 덩어리인 식품을 KETO로 대체한 제품들이 많습니다. 미국에서 다이어트를 시작하며 저도 이 키토 식단을 하게 됐고, 이때 이런 제품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먹었나?

- 피자·햄버거

미국 하면 피자·햄버거죠. 물론 특파원 생활하며 한국 식당을 많이 갔지만 피자와 햄버거를 먹는 일도 많았습니다. 피자 같은 경우는 위에 토핑은 치즈와 베이컨, 페퍼로니 등으로 지방과 단백질 성분이 많지만 문제는 밀가루 도우입니다. 탄수화물 중에서도 설탕과 밀가루, 백미는 정말 피해야 하니까요.

그런데 미국의 많은 피자집들은 이 밀가루 도우를 콜리플라워 도우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콜리플라워는 브로콜리 같이 생겼지만 색이 흰색인 채소이죠. 이 콜리플라워를 말려서 가루를 내면 굉장히 바삭바삭한 질감의, 기존 밀가루 도우와 큰 이질감 없는 도우가 탄생합니다. 피자를 먹을 때는 콜리플라워 도우로 바꿔서 먹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이 콜리플라워 도우 피자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더군요. 그래서 한국에서는 피자를 먹을 때 한 조각 정도만 전체를 다 먹고, 나머지 조각은 위에 토핑만 먹곤 합니다. 알고 보니 미국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이런 식으로 피자를 먹더라고요. 패스트푸드 광인 트럼프가 이제 건강 생각도 해야 하는 나이여서 그런지 토핑만 건져 먹는다고 합니다.

스프 귀에빡종원
햄버거는 더 좋습니다. 미국은 어떤 햄버거 집을 들어가든 빵을 빼고(Bunless) 대신 상추로 싸 주는 레터스랩(Lettuce Rap) 옵션이 있습니다. 이렇게 시키면 안에 고기와 야채 등 내용물은 그대로지만 겉을 상추로 두텁게 싸줍니다. 아예 이걸 샐러드처럼 그릇에 담아 주는 곳도 있어요. 이렇게 바꿔서 먹으면 단백질과 지방, 그리고 채소까지 기가 막히게 섞인 아주 영양성분 좋은 건강식이 돼 버립니다. 햄버거의 재발견이죠. 상추로 싼 햄버거는 한국에서도 파는 곳들이 있습니다. 특히 유명 프랜차이즈 중에 미국에서 들어온 브랜드들은 고향 따라 이런 빵 없는 '노 번' 메뉴를 보유하고 있더라고요. 이게 의외로 맛도 좋습니다. 좀 더 신선한 맛을 느낄 수 있거든요. 꼭 시도해 보십쇼!


- 로티세리 치킨

스프 귀에빡종원
아무리 미국에서 생활한다 한들 한국인이 피자와 햄버거만 먹고살 수는 없는 노릇. 역시 주식은 한식인데, 저는 살을 빼기로 마음먹은 초기에는 곡류는 아예 입에도 대지 않았습니다. 키토식으로 극단적으로 탄수화물을 끊은 겁니다. 일단 살을 좀 빼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적당히 단탄지 비율을 맞추고 이럴 여유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뉴욕특파원 생활이 미국에서 한국 시간에 맞춰 일을 하다 보니 점심을 집에서 먹어야 하는 상황도 많았는데요. 이럴 때 저는 밥은 아예 뜨지도 않았습니다. 고기 값싼 미국이니 고기를 정말 많이 먹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매끼 고기 구워 먹을 수는 없는 노릇. 우리나라도 창고형 대형마트에 가면 로티세리 치킨이라고 구운 통닭을 팔지 않습니까? 이게 우리나라에서도 6천 원 정도 하는데 미국도 5.99달러 불변의 가격입니다. 싼데 크기도 커서 양도 많고, 무엇보다 닭고기야 말로 키토에 제격인 음식이죠. 이걸 엄청 사다 먹었습니다. 로티세리 치킨을 그냥 먹기도 했지만 큰 솥에 넣고 물로 한번 끓이면 또 기가 막힌 닭백숙이 됩니다. 아이들도 엄청 좋아하더라고요.


- 닭가슴살 타코

키토의 천국인 미국에는 또 달걀 흰자위로 만든 토르티야를 팝니다. 이 토르티야에 닭가슴살과 야채들을 파스타 소스와 볶은 뒤 둘둘 싸서 타코 비슷한 음식을 만들어 먹었는데, 이게 맛도 기가 막히고 다이어트 효과도 좋았습니다.


- 면 요리

면 얘기를 또 안 할 수가 없죠. 사실 저는 면을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밀가루로 만든 면은 아예 딱 끊었습니다. 하지만 면 자체를 포기할 수는 없다 보니 미국 한인 마트에서 천사채를 사 왔습니다. 해조류로 만든 천사채는 횟집 가면 회 밑에 깔려 나오는 아삭아삭한 식감의 장식품으로 많이 쓰이는데요, 이걸 베이킹소다를 한 스푼 넣고 끓이면 쫄면처럼 면이 됩니다. 칼로리는 0인데 포만감을 주고, 식감까지 나쁘지 않아서 이 천사채면으로 비빔국수도 해 먹고 라면 수프를 따로 사서 라면처럼 끓여도 먹고 다양한 면 요리를 해 먹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나중에는 귀찮아서 시라타키 면이라 불리는 곤약 면 종류 등을 사다 먹었는데요. 한국에 오니까 콩물로 만든 콩면들이 요즘 많이 나오더라고요. 이게 밀가루 면 대체재로는 가장 좋았던 것 같습니다. 골뱅이 소면도 해 먹고, 라면으로도 끓여 먹고... 한국에 돌아와서는 콩으로 만든 대체면으로 다양한 면 요리를 즐기고 있는데 살찔 걱정 없어서 좋습니다.

스프 귀에빡종원
16:8 간헐적 단식으로 점심과 저녁 두 끼를 먹는데, 그때 이렇게 탄수화물을 배제한 키토 식단을 먹었습니다. 중간에 간식이 당길 때는 견과류로 출출함을 달랬고요. 미국에는 밀가루를 아몬드 가루로, 설탕을 스테비아로 대체한 키토 쿠키, 키토 초콜릿, 키토 과자 등 정말 다양한 키토 대체 식품들이 나와있다 보니 이런 제품들도 간식으로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특히 각종 견과류에 알룰로스와 에리스톨 등을 넣고 오븐에서 구워낸 설탕이 안 든 그레놀라는 저에게는 최고의 간식이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이 키토 그래놀라를 시중에서 찾을 수가 없어서 아내가 매일 만들어주는데 주변 지인들도 한 번 맛보면 너무 맛있다고 좋아하더군요. 매일 아내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먹는 저의 최애 간식인데 혹시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키토 그래놀라 레시피도 다음 편에 공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탄수화물을 완전히 배제한 식단으로, 단백질과 지방으로만 하루 권장 섭취 칼로리인 2천 칼로리 이상을 채우려고 노력했습니다. 칼로리 섭취가 떨어지면 기초대사량이 떨어지기 때문에 적게 먹는 것만큼은 피했습니다. 더 이상의 요요를 겪고 싶지는 않아서요. 먹는 시간을 철저히 지키고, 음식을 이렇게 바꾸니 6개월 만에 40kg 가까이가 빠졌습니다. 물론 그전에는 너무 몸무게가 많이 나가 절대 하지 않았던 운동도 매일매일 열심히 했는데, 운동 얘기는 다음 편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일단 식단만!

식단 챙기는 것조차 사치인 직장인은 어떻게?

그런데 저는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생활 패턴이 크게 바뀌었어요. 일단 회사로 출근을 하게 됐고, 사람들과 점심을 함께 매일매일 먹으러 갑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공감하시겠지만, 회사 생활도 바빠 죽겠는데 아침마다 식단 맞춰 도시락 싸 가는 건 결코 쉽지 않습니다. 아침마다 닭가슴살 싸고 삶은 달걀 싸고... 귀찮고 손이 많이 가면 키토고 나발이고 아무리 좋은 식단이라 한들 금방 포기하게 되죠.

저 역시 게으른 스타일의 인간이라 아무리 다이어트가 중요해도 한국에서 출퇴근을 하면서 이렇게 챙겨서 다닐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회사에서 매일매일 식당으로 밥 먹으러 다니죠. 그런데 굳이 식단을 챙기지 않아도, 식당밥을 매일 먹어도 저는 여전히 제 체중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빼려고 마음먹으면 더 뺄 수도 있고요. 외식 많이 하면 살 빼기 힘들다는 얘기가 많지만, 식당에서도 조금만 가려서 메뉴선택을 하신다면 어렵지 않습니다.


- 국밥

스프 귀에빡종원
저는 국밥을 참 좋아합니다. 역시 국밥만큼 든든한 게 없죠. 실제로 회사에서 식사하러 가실 때도 제육볶음이나 국밥을 많이 선택하실 텐데요. 국밥이 키토 다이어트를 하기 정말 괜찮은 메뉴입니다. 돼지국밥, 순대국밥, 갈비탕, 양곰탕, 곰탕, 해장국, 육개장 등등... 국밥을 시킬 때 저는 건더기를 많이 먹기 위해 특으로 시킵니다. 그리고 밥은 딱 1/3 공기만 맙니다. 그리곤 건더기부터 국물까지 싹 다 먹습니다. 단, 국물이 너무 짜다 싶을 땐 다 마시지 않습니다.

돼지국밥이나 순댓국 등 고기 육수로 국물을 내는 집은 국물이 심심한 곳이 많습니다. 그래서 국밥집 중에서도 그런 곳을 선호합니다. 흔히들 다이어트할 때 국물은 피하라고 하지만, 밥도 적게 먹는데 국물까지 피하면 먹어도 배가 고프죠. 키토는 탄수화물을 제한하지만 지방과 단백질은 딱히 제한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방법입니다. 특 사이즈 국밥을 뜨끈한 국물 마지막 한 방울까지 다 먹고 나면 밥을 1/3 공기만 먹었어도 속이 든든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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